[예병일 칼럼] 이준석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하라

메뉴열기 검색열기

[예병일 칼럼] 이준석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하라

   
입력 2021-08-22 19:53

예병일 플루토미디어 대표


[예병일 칼럼] 이준석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하라
예병일 플루토미디어 대표

'36세 제1야당 당수'가 등장한 지 두 달 지났다. 세상 일이 그렇듯 당원, 유권자, 언론과의 허니문 시기는 오래가지 않는 거고, 이제 고조되었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 왔다. 신선함과 파격으로 기성정치에 신물 난 유권자들에게 큰 기대를 받은 '청년 보수당 대표'는 어떤 성과를 보여줄 것인가. 보수정치에, 나아가 한국정치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자신의 정치적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필자는 '정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그 자신이 청년이고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 시점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목표는 바로 이것이다.


허니문 기간이 끝났다는 건 언론만 봐도 알 수 있다. 요즘은 취임 초기의 따릉이 출근 같은 호의와 기대를 담은 기사가 아니라 윤석열 등 대선후보와의 기 싸움, 안철수 대표와의 신경전 등 비판적인 내용이 주로 보인다. 게다가 그에게는 대선이라는 큰 이벤트가 앞에 놓여 있다. 이는 당대표가 자칫 선거에만 매몰되어서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걸 놓칠 수도 있는 환경에 처해 있다는 의미다. 기사를 통해 국민의힘을 둘러싼 불협화음 상황을 접하는 유권자들의 기대에는 점차 우려가 스며들고 있다. 이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는 큰 그림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시대변화에 민감한 기업들에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미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된지 오래다. 성공한 조직들이 잇따라 산업별로 강자로 우뚝 서고 있다. 6일 증시에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그날 시가총액 33조원을 기록하며 기존의 금융주 1위였던 KB금융(21조7000억원)을 단숨에 넘어섰다. 이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위력이다.

시대가 변한 거다. 정당에도 디지털 혁신이 필수인 시대다.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더 큰 가치를 제공해주어 성공하듯 정당도 조직과 커뮤니케이션 방식, 가치전달시스템을 혁신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에게 정당이라는 존재는 여전히 구리고 어두우며 혼탁한 느낌을 주고 있다. 바로 이 부분, '유권자와의 접점'에서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다면 그 정당은 디지털 시대의 강자로 우뚝 설 수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성공한 기업들처럼 말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니셔티브는 진보 쪽에 유리할 듯 보였다. 노사모 이후 인터넷은 진보의 독무대였으니까. 하지만 이준석 당대표 당선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오히려 '송영길의 민주당'이 고리타분한 느낌을 준다는 유권자들이 많아졌다. 보수로서는 디지털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온 셈이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투명정당, 참여정당, 미래정당으로의 길을 만들어 가면 4년 전의 탄핵사태 이후 최악의 위기로 몰렸던 보수의 이미지 쇄신은 물론 대선 국면에도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필자는 '정치의 미래와 인터넷 소셜의지'(21세기북스)에서 투명정당을 지향하기 위해 당의 회의와 주요 정치인의 활동을 스마트폰으로 생중계하고, 그 녹화 파일을 유튜브에 올려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변화 방법을 말했었다.

정당의 회계 관련 영수증과 회의자료 등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유권자의 상시검증을 요청하는 건 어떤가. 개방 플랫폼 정당을 만들기 위해 국민이 쉽게 법안이나 정책을 제안하거나 의견을 올릴 수 있게 하고, 일정 동의를 받은 사안은 공식 안건으로 자동 상정되게 제도화할 수도 있다. 투명과 개방은 부담스럽겠지만, 신뢰와 힘을 얻을 수 있다. 국민이 놀랄 정도로, 담대하게 변화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니셔티브'를 잡는 정당이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다.

변화에 대한 기대를 받으며 등장한 청년 당대표의 소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정치를 바꾸는 것이다. 몇 년 후 돌아보면 대선후보들과의 기 싸움 같은 건 '작은 일'이었다 생각이 들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당대표'의 등장이 결과적으로 정당과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근사한 일은 없겠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