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칼럼] 한국경제 만병의 근원, 저생산성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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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칼럼] 한국경제 만병의 근원, 저생산성부문

   
입력 2021-08-26 19:37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前무역협회장


[김인호 칼럼] 한국경제 만병의 근원, 저생산성부문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前무역협회장

한국경제가 여러 가지 중요한 문제에 부닥칠 때마다 거의 예외 없이 도달하는 종착점이 있다. 바로 자영업자·소상공인과 이 분야에 종사하는 무급가족종사자들에 관한 문제다. 필자는 이 부문을 저생산성 부문이라고 부른다. 국제적으로 취업자통계에서는 이들을 통틀어 비임금근로자로 분류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총취업자의 24.4%인 약 657만 명에 달한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 부문은 코로나19 펜데믹의 직격탄을 맞고 50% 내지 그 이상의 매출의 급감과 고용의 감소를 보이고 있어 한국경제 최대의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사실 정부와 정치권의 핵심문제의 하나가 되고 있는 4차 재난지원금을 선별적으로 할 것이냐, 보편적으로 할 것이냐의 문제도 바로 이 부문에 지원을 얼마나 집중할 것이냐의 문제였다. 논의과정에서 엉뚱하게 전 국민 대상이냐, 20%~12%의 상위 소득자를 제외할 것이냐로 변질되어 초점이 흐려져 버렸지만 여전히 이 부문에 대한 지원문제가 실질적인 문제의 핵심으로 남아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이 문제가 새삼 한국경제의 중요문제로 등장한 것 같이 생각한다면 '인식의 오류'다. 이 사태가 오기 이전부터 오랫동안 이 부문은 한국경제의 중요문제를 거론할 때면 어김없이 그 중심에 있었던 원천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서 이번 코로나 사태로 두드러지게 나타났을 뿐이다.

한국경제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경쟁력 내지 생산성의 문제, 복지·분배의 문제, 대·중소기업 문제 등 소위 양극화 문제에도 이 부문이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주52시간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르는 제 문제를 포함하는 소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파행이 초래한 직격탄의 피해자도 바로 이들이다. 이 부문의 문제해결 없이는 한국경제의 본질적 문제 그 어느 것도 구조적, 근원적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 저생산성 부문이 한국경제에서 갖는 문제점은 첫째로, 총 취업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미국(6.3%)의 4배, 일본(10.0%)의 2.5배, OECD회원국 평균(16.7%)의 1.5배에 달한다. 다음은 이 부문의 생산성이 너무나 낮다는 점이다. 약 반 이상의 이 부문 사업체나 종사자의 한계생산성이 국민경제적 차원에서는 거의 제로인 상태라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이 부문에서 약 50% 내지 그 이상의 사업체나 취업자를 뽑아내어도 국민경제 전체의 생산성에 미치는 마이너스 영향은 거의 없다는 말이다.


만약 뽑아낸다면 어디로 뽑아야 할 것인가? 말 할 것도 없이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부문, 즉 대기업을 비롯해 생산성 있는 중견, 중소기업이 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부문은 오히려 산업구조의 변화로 사람 대신 기계, 로봇, AI의 활용을 증대하는 쪽으로 구조개편 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더해 이 정부 들어 기업에 대한 각종규제의 확대, 강화로 이들 기업들의 추가고용을 가능케 하는 투자의욕은 바닥에 가 있다.

필자가 오래 전 중소기업연구원장을 하면서 경쟁력 향상과 국제화를 기본으로 하는 중소기업 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면서 중소기업의 각 형태별(대기업 등의 하청기업, 독립적 중소기업, 벤처기업, 소상공인·자영업자 등)로 구분해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 한 바 있지만,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부문은 자체 내에서는 문제해결의 어떤 대안도 없고 최소한 반 이상을 고생산성부문으로 이전하는 길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바 있다. 경제와 산업 전반의 구조개혁과 직결돼 있다는 의미다.

기존의 기업이 규모나 생산성면에서 보다 업그레이드되고(대기업은 세계적 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벤처기업을 비롯한 창조적 기업이 샘솟는 기업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 즉 필자의 지론인 '기업가형 국가'의 실현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이에 대한 적절한 문제인식과 해결노력이 정부와 정치권에서 생기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경제 만병의 근원인 이 저 생산성부문의 문제의 실상과 심각성이 뜻하지 않게 코로나 사태로 부각된 이 때, 임시방편인 재난지원금의 지급문제만이 아니라 이 부문을 중심에 놓고 한국경제와 산업의 구조 개편을 어떻게 이뤄야 할지가 정책결정자들의 관심의 중심에 놓이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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