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용 칼럼] 언론중재법은 `정권 파탄` 신호다

메뉴열기 검색열기

[김영용 칼럼] 언론중재법은 `정권 파탄` 신호다

   
입력 2021-08-30 19:56

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경제학


[김영용 칼럼] 언론중재법은 `정권 파탄` 신호다
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경제학

집권 말기를 맞은 이 정권의 민낯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버겁지만 실현 욕구를 담은 구호에도 미치지 못한 허언(虛言)으로 판가름 나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정권 사람들은 이런 사회과학적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이들 개념은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서로 협동하고 경쟁하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희소한 자원을 둘러싼 다툼을 없애거나 줄이고, 사회의 평화를 위해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엉뚱하게도 '개인의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허무맹랑한 말장난을 국정의 전면에 내세웠던 것이다.
결과는 실정의 연속이다. 평화는 물리적 힘으로 뒷받침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동맹을 어지럽혀 스스로 고립됨으로써 국가 안보를 누란의 위기에 빠뜨렸다. 경제는 호혜를 바탕으로 모든 참여자들의 부(富)를 증가시키는 자유시장경제를 적대시하고 한국과 같은 거대 경제를 설계하고 통제하려고 함으로써 사람들의 삶을 도탄에 빠뜨렸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정의감을 상실했고 도덕과 법을 훼손하고 편 가르기에 따른 약탈적 문화에 길들여졌다. 특히 이 정권은 소유를 적대시함으로써 자유사회의 근간을 무너뜨렸다. 개인의 삶을 책임지기는커녕 고통 속에 몰아넣었다.

사람들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무지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직위를 차지하며 거들먹거리는 오만에 대해서는 도덕적·법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인간 세상에 대한 무지와 세상을 바꾸겠다는 어리석은 신념이 더해져 저지르는 실정에 대해서는 훨씬 더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의도한 것으로서 사람들의 삶 자체를 파탄에 이르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 비난과 책임 추궁이 기다리고 있음을 모를 리 없는 이 정권 사람들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것이 검찰개혁과 언론통제다. 현 정권이 말하는 검찰개혁은 '정권 보위부'를 만드는 것이고 언론중재법은 그런 정보를 왜곡하고 차단하려는 것이다. 실정에 대한 추후 수사를 가벼이 하고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아 실정을 덮으려는 의도다.


조지 오웰은 그의 소설 '1984'에서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고 함으로써 전체주의의 오싹함을 경고했다. 언론중재법의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입법 목적이 정권에 불리한 언론을 통제하려는 것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언론 통제가 가능해야 '1984'의 '진리부'가 정권이 원하는 대로 언론을 통제하고 조작하여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영원한 권력은 없다는 것이다. 조금만 길게 보면 권력의 기간은 찰나에 불과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질서는 장구한 시간에 걸쳐 서로의 이익과 생존기회를 높이기 위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므로 이를 파괴하는 행위는 결국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질서를 파괴하는 권력이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다.

거대 사회인 국가의 정권 담당자들이 할 일은 그런 질서를 보존하고, 이를 파괴하는 사람들을 계도하고 처벌함으로써 건전한 시민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권이 질서를 파괴하는 선봉장이라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금 여당이 입법을 서두르고 있는 언론중재법은 바로 그 동안의 실정을 감추려는 것인 바, 이는 곧 정권이 파탄에 이르렀음을 스스로 만천하에 알리는 신호다.

대한민국이 사람들의 편안한 삶의 터전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로부터 얻는 이익을 크게 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질서 안에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회에서 사람들은 창의성을 발휘하고, 그 결과 물질적으로 풍성해진 사회에서 정신적 번영과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갈 수 있다. 거대 사회를 설계하고 통제하려는 발상에서 시작된 실정을 검찰개혁이나 언론통제로 덮으려는 의도는 정권 담당자들을 더욱 더 깊은 심연으로 떨어뜨릴 뿐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