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 칼럼] 삼성, 꼭 필요한 `SW 화룡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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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칼럼] 삼성, 꼭 필요한 `SW 화룡점정`

안경애 기자   naturean@
입력 2021-09-05 19:49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안경애 칼럼] 삼성, 꼭 필요한 `SW 화룡점정`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연예인 걱정, 대기업 걱정 만큼 쓸데없는 일이 없다고들 흔히 말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 삼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늘었다. 삼성전자 주주가 450만명이 넘는다니 그 영향도 있긴 하겠다.


총수 부재 상황이 해소되자마자 '메모리 반도체의 겨울' 경고가 나오고, 공들여온 파운드리마저 세계 1위 TSMC와의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더 커졌다. 미국에선 인텔이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하며 TSMC와 삼성의 2강 구도 뒤집기에 나섰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애플이 독주하고 샤오미가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 화웨이의 빈자리는 삼성의 것이 아니었다. 시장 곳곳이 전쟁터인데 적들이 갈수록 전력을 키우는 반면 삼성은 뭔가가 발을 묶어 놓은 듯 뛰쳐나가지 못 하는 모습이었다.

신작 폴더블폰 흥행이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운 이유다. 삼성이 펼쳐 보인 폴더블폰의 가능성이 국내 스마트폰 생태계에 모처럼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삼성 휴대폰의 희망을 확인했다", "단순한 하드웨어 성능 경쟁력이 아니라 플랫폼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평이 잇따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단말기 구매를 미뤄온 소비자들이 새로 등장한 폴더블폰의 매력에 너나 할 것 없이 구매 대열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니 기대가 크다. 특히 시장 점유율 0%대로, 지금까지 '삼성의 무덤'으로 불렸던 중국에서 사전예약에만 약 100만명이 몰렸다니 제품을 보는 눈은 전 세계인이 비슷한가 보다. 미국과 인도에서의 반응도 좋다.

신작 폴더블폰은 삼성의 '한 방'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앞서서 개척한 폴더블폰이 단순한 니치마켓에 머물지 않고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중국 기업들이 진출한 데 이어 애플도 2023년 께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본격적인 폴더블폰의 시대는 애플이 열 것이란 일부의 주장이다. 애플은 단순히 하드웨어 변화에 그치지 않고, 강력한 맞춤 SW(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사람들을 끌어들일 것이란 얘기다.


주장을 부정할 근거를 찾기도 힘들다. 애플은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컴퓨터, 웨어러블 기기까지 강력한 하드웨어 포트폴리오를 갖췄지만 더 큰 힘은 전체를 연결하는 SW 생태계에서 나온다. 그러면서 새로운 하드웨어나 기능을 추가하면 여기에 힘을 불어넣는 SW를 함께 내놓는 전략을 펼친다.

애플이 만든 제국에서 전세계 10억명 이상이 디지털 세상을 접하고 있다. 주요 국의 인구와 비교해도 중국, 인도에 이어 세번째 규모다. 애플이 본사를 둔 미국 인구의 3배에 달한다. 한국 주식시장 전체를 합친 것보다 애플 시가총액이 더 큰 것은 10억명 넘는 충성고객 규모에서 나오고, 그들의 충성을 이끌어내는 원천은 바로 SW다.

테슬라가 최근 'AI(인공지능) 데이'에서 AI 기업을 표방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를 인수한 것은 디지털 산업의 승부가 결국 SW와 AI에서 가려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터 기계, 중공업까지 전통기업들도 하나같이 SW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삼성이 폴더블폰 흥행을 '팬덤' 수준으로 높이는 길도 SW에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폴더블폰용 SW에 일부 협력했지만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 폴더블폰을 꼭 쓰고 싶게 만드는 킬러 앱이 없으면 충성도 높은 고객을 삼성 생태계에 가두기 힘들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윈도우 OS에 클라우드 최대 경쟁사인 아마존의 앱스토어를 심은 것만 봐도, 글로벌 기술공룡들이 SW 확장에 어느 정도 목숨을 거는지 알 수 있다.

애플이 가세하기 전 약 2년이 남았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반도체부터 가전, 모빌리티까지 전체 사업에 SW를 심고, 생산성과 정확성에 초점을 둔 제조기업의 영혼을 벗어던져야 한다. 일렉트로닉스의 시대를 지나 디지털 혁신의 시대에 삼성이 또 한번 변신하고 재평가 받는 길이다. 삼성이 폴더블폰에서 쏜 희망이 SW를 만나 폭발하길 바란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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