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開源節流(개원절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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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여담] 開源節流(개원절류)

박영서 기자   pys@
입력 2021-09-09 19:45
[古典여담] 開源節流(개원절류)
열 개, 근원 원, 절약할 절, 흐를 류. 재원(財源)은 개발하고 지출(支出)은 줄인다는 뜻이다. 부(富)를 이루기 위하여 반드시 지켜야할 원칙을 비유한 말이다. 전국(戰國)시대, 조(趙)나라의 학자 순황(荀況)이 지은 '순자(筍子)' 부국(富國)편에서 유래했다. 위대한 사상가 순자는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반드시 신중하게 화기(和氣)를 기르고, 재화의 흐름을 절제해 재화의 원천을 개발해야 한다(故明主必謹養其和, 節其流, 開其源)"고 주장했다.


순자는 국가의 강약(强弱)과 빈부(貧富)를 설명하면서 경제를 물에 비유했다. 생산과 수입은 물이 솟아나는 원천(源)으로, 비용과 지출은 물의 흐름(流)으로 파악했다. 그는 부국으로 가는 길은 바로 원천을 늘리고 흐름을 줄이는 것으로 보았다. 반대로 빈국(貧國)으로 가는 길은 원천은 줄이고, 흐름을 늘리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개원절류'의 가르침은 역사에 자주 등장하는 '제국의 부침'에서도 엿볼 수 있다. 16세기 스페인은 식민지 약탈을 통해 막대한 부를 일궜다. 금과 은이 넘쳐났다. 새로운 부는 재투자에 쓰일 수도 있었고, 사치와 전쟁에 써버릴 수도 있었다. 스페인은 후자를 선택했다. 신대륙에서 가져온 부가 바닥이 드러나자 스페인 제국의 운명도 끝이 났다. 무적함대(Armada)도 함께 침몰했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제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복으로 부를 쌓자 시민들은 끝없는 번영을 믿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전쟁 비용이나 사치로 끝없이 흘러 들어갔다. 번영에 취해 스스로 무너진 것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가 어렵다. 투자는 위축되고 소비심리는 얼어붙었다. 국민들 살림살이도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불요불급한 비용은 반드시 줄여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 씀씀이는 지나칠 정도로 커지고 있다. 당연히 나라 빚은 '빛의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내년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는다.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개원절류'는 예나 지금이나 국가가 부국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이다. 필요한 지출에는 인색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쓸데없는 지출은 막아야 한다. '개원절류'를 실천하여 우리의 동력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 어느때보다 시급한 때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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