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재난지원금 형평성·예산원칙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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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재난지원금 형평성·예산원칙 훼손

은진 기자   jineun@
입력 2021-09-13 19:24
`갈팡질팡` 재난지원금 형평성·예산원칙 훼손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대면 신청 첫날인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주민센터를 찾은 어르신들이 신청서 작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소득 하위 88%에서 90% 수준으로 늘리기로 하면서 수천억원대의 예산이 더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본예산의 불용예산 등 가용자원을 활용해 충당한다는 입장이지만, 재정 편성 원칙을 무너뜨리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원금 지급을 시작한 지 1주일도 안 돼 정책이 뒤바뀌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도 하락했다는 지적이다.


1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민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지 6일째인 12일 24시 기준 지원금을 수령한 인원은 총 2950만3000명이다. 전 국민(5170만명)의 57.1%, 지급대상자 수(4326만명)의 68.2%가 지원금을 지급 받은 것이다.
정부는 당초 국민지원금 대상자 수를 전 국민의 88% 수준인 2018만가구(4326만명)로 예상했다. 하지만 신청 첫 날부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의 이의신청이 폭주하면서 지급 범위를 90% 수준까지 늘리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의신청 등을 통해 (예상 대상자 수 이상의) 추가 지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민지원금이 전 국민의 90%에 지급된다면, 정부가 추산한 전체 가구 수 2320만가구를 기준으로 지급 대상은 2088만가구가 된다. 전국 평균 세대당 인구수인 2.23명에 1인당 25만원이 돌아간다고 계산하면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최대 4000억원까지 불어난다. 정부가 이의신청을 감안해 2034만가구를 대상으로 2차 추가경정예산 11조원을 편성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약 3000억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지원금 지급을 위해 편성한 추경 예산 범위를 벗어날 경우 다른 사업을 위해 편성해둔 예산을 끌어쓸 수밖에 없게 된다. 기준점이 바뀌면 건강보험료 소득 산정 작업도 다시 해야 해 행정 절차도 복잡해진다. 명확한 기준 없이 정책 기준이 뒤바뀐데 따른 정부 신뢰도 타격도 불가피하다. 기재부는 당초 예산 소요를 감안해 소득 하위 70%에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했다가 여당과 협의 과정에서 88%까지 확대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이 기준이 90%까지 늘어나면서 '선별 지원'이라는 취지 자체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전 국민 보편 지급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보편 지원'을 주장했다.정부는 일단 이의신청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급 대상) 경계선에 있어서 이의신청을 했을 경우 재량 여지가 있다면 국민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정부가 국회하고 정한 기준을 명백하게 넘어서는 것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10만건 이상의 국민지원금 관련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확한 예산 소요가 나오면 대응방침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신청 마감일은 오는 11월 12일이다.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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