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中, 아이돌 외모까지 규제… 강력한 통제로 14억 인민 이탈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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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中, 아이돌 외모까지 규제… 강력한 통제로 14억 인민 이탈 막아

   
입력 2021-09-13 19:42

미풍양속 헤치고 남성성 훼손 이유
여성스러운 남성 '냥파오' 제재 마련
비정상적 통제 민주사회 상식과 배치
방탄소년단 연설 이후 中 팬덤 이탈
대만 출신 트와이스 맴버도 직접 사과
우리 사회 현명한 대처 필요성 요구
韓, 미·중 패권다툼 영향권에 진입
희생·자유에 대한 인식 제고 필요


[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中, 아이돌 외모까지 규제… 강력한 통제로 14억 인민 이탈 막아
중국 아이돌 TF보이즈의 멤버 왕위안과 시진핑. 예쁜 남자 아이돌 일명 '냥파오'에 대한 중국 연예계 퇴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러스트 윤소영


[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中, 아이돌 외모까지 규제… 강력한 통제로 14억 인민 이탈 막아
코리아소사이어티 '밴 플리트 상'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 리더 RM.

미국 Bloomberg Quicktake 유튜브 채널 캡처.



[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中, 아이돌 외모까지 규제… 강력한 통제로 14억 인민 이탈 막아
윤지환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

HK+국가전략사업단

통일한반도를 향한 한 걸음… 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⑥ 북방 이해를 위한 지리적 사고 - 동아시아 정세와 대한민국의 선택(3)


최근 중국에서는 남자 아이돌 스타 외모의 가이드라인을 중앙 정부가 지정해주는 기상천외한 규제가 등장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른바 외모와 행동이 여성스러운 남성을 지칭하는 '냥파오'가 중국의 미풍양속을 헤치고 강한 남성성을 훼손한다는 정치인들의 비판이 그 주된 이유였다. 지극히 대중의 취향에 따라 움직이는 연예계의 생리를, 그것도 외모와 같이 정형화되지 않은 영역에까지 국가가 나서서 제어한다는 것은 민주사회의 상식에 비춰봤을 때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공동기획

한국외국어대학교 HK+ 국가전략사업단

디지털타임스




◇강화하는 중국의 패권주의

공산당이 추구하는 가치로부터 14억 인민들이 이탈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은 최근 국내외적으로 통제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주고 있으며 급기야는 연예인의 외모에 대한 부분까지도 중앙 정부의 규제가 닿고 있다. 한편으로 남성성 훼손 방지와 전통문화 보존은 연예인들의 존재감과 영향력이 중국 공산당을 앞서는 현상에 대한 우려를 애써 감추려는 명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는 최근 중국 정부가 젊은 아이돌 스타를 대상으로 한 시진핑 사상교육과 일부 고소득 연예인들을 본보기로 탈세 등의 혐의를 씌워 문화예술계에서 퇴출시키는 흐름으로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포착해야 할 점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의 지나친 간섭이 발생할 경우, 창의력을 요구하는 문화의 발전과 사회적인 성숙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14억의 거대한 내수 시장과 자본력이 갖춰졌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에 어필할만한 대중문화 상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은 자유가 제한된 중국 사회의 한 단면으로부터 파생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2020년 10월 한국의 보이밴드 방탄소년단은 한미 친선 관계에 공헌한 공로로 미국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밴 플리트 상'을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수상소감을 통해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며 (중략) 우리는 양국(our two nations)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남성·여성의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재단의 성격과 수상소감의 맥락을 생각할 때 양국(한국과 미국)의 희생과 자유 수호의 가치를 언급하는 것이 문제시될 것은 아니지만, 이 소식을 접한 중국 인민들은 다르게 생각한 것 같다. 이들은 한국전쟁으로 희생된 18만의 중국군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는 상당수의 중국 팬이 방탄소년단 팬덤으로부터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해당 사건은 중국 정치권의 고위 간부에 의해서도 인식되었을 것이며 가볍게 넘기기에는 이미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춘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신경 쓰였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은 최근 연예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 강화와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 공산당이 주도하는 애국주의가 방탄소년단의 주된 팬층을 형성하는 젊은 세대에도 자연스럽게 이식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누구보다 자국의 패권주의를 당연하게 여기며 여기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현상이 발견되면 국가가 나서기 전부터 집단적 힘을 행사한다. 이는 2016년 초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한국 인터넷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것에 대한 중화권에서의 파장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하나의 중국'을 지향하는 상황에서 쯔위의 행동이 대단히 부적절했음을 질타했으며 결국 그녀는 성난 중국 팬심을 달래기 위해 직접 사과 영상을 찍어야만 했다.

대중문화를 둘러싼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중국의 패권주의가 비단 정치권만의 이데올로기가 아닌 중국 대중에 깊이 파고든 헤게모니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한 가운데 중국 인민들은 개인의 자유보다는 서서히 체제의 가치 추구에 익숙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13년 시진핑의 국가 주석 취임 이후 '하나의 중국'에 대한 사회문화적 캠페인, 개인보다는 체제를 우선하는 전체주의 성향 등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2018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직 2연임 초과 금지 조항을 헌법으로부터 삭제한 이후 시진핑의 종신집권이 가능해지면서 '일대일로(一帶一路)'로 대표되는 중국의 패권주의와 주변국과의 외교적 마찰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전 세계의 패권을 두고 경쟁 구도로 진입한 중국은 최근 대만과 합동 군사 훈련을 재개하고 한반도에 대규모의 군대를 배치 중인 미군의 존재를 탐탁하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그나마 대한민국과는 북한을 그리고 대만과는 바다를 사이에 둔 채 직접적인 국경을 접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군사적 긴장 상태가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을 방지한다. 하지만 중국은 자신의 세력 팽창을 저지하는 미국, 영국의 함대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수시로 항해한다는 사실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감시정 운영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중국은 한반도와 일본, 미국을 사정거리에 두고 있는 탄도 미사일을 본토 곳곳에 배치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방어하는 목적으로 설치되었지만, 중국은 자신들의 미사일도 감시되고 방어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팽창하고 있는 중국과 기존의 세력 질서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긴장 관계 한복판에 자리한 대한민국은 이를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점차 제기되고 있다.

◇자유라는 가치의 무게감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주는 영향 속에서도 우리는 대한민국이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할 가치를 분명히 하는 작업을 필요로 한다. 중립적 자세를 취한다는 것은 스위스처럼 험준한 알프스산맥과 막강한 금융의 힘 같은 특별한 지리적 조건이 뒷받침되었을 때 가능하다. 지금의 한반도가 지정학적 조건에 대한 고려 없이 중립국을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을 불안한 안보에 노출 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아무런 지리적 방패 없이 중립국을 외쳤다가 동맹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허무하게 점령당했던 네덜란드의 사례를 우리는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물론 현대 자본주의 경제 사슬에서 과거의 야만적이고 전면적인 전쟁이 발생할 리는 거의 없겠지만, 미사일과 항공모함으로 서로 간 위협과 견제가 존재하는 현대 사회에서 안보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안정된 지정학적 정세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자유에 대한 개인의 의지도 지켜질 수 없다. 국가의 방향성은 주변 정세로부터 여전히 강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렇게 설정된 국가 정체성은 삶에 대한 국민의 자세와 세계관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국가의 해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막상 자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를 잃었을 때도 똑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불과 6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을 지금의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이끈 원동력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개개인의 의지와 이를 뒷받침한 자유 경제 체제로부터 이해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노동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사람은 자신의 노동이 만든 가치가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돌아올 때 가장 효율적이고 근면한 모습을 보여준다. 과거 미국의 노예제도에서 일하던 흑인과 해방 이후 자유를 얻은 흑인 중 후자의 노동 생산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는 근면한 노동을 통해 사유재산의 축적을 존중해주는 사회일수록 부의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노예는 자신의 노동이 만들어낸 가치가 주인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채찍이 두려워 마지못해 일한다. 자유를 빼앗긴 노예는 이러한 사실에 허탈해하면서 노동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자세보다는 눈치를 보면서 힘든 일을 모면하는 쪽을 택한다. 과거 공산권 국가와 북한에서 지속적인 생산성 저하가 일어났던 원인은 국가의 감시 속에 자율성을 잃어버린 노동과 책임 의식의 결여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자발적이지 않고 책임 의식이 부재한 노동은 노예제도에서 발견되는 수동적 노동과 다름없다. 이러한 면에서 자유와 책임은 동일성의 맥락을 취하는 것이다. 한국의 산업화 세대는 자유와 책임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고 남이 시키는 일만 하는 차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보다 창의적이고 근면한 노동을 통해 개인과 국가의 부를 빠르게 축적해갔던 것이다. 한국인의 체질적 근면함은 오늘날에도 유효하게 작용하며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열심히, 효율적으로 일하는 사람 중엔 늘 한국인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은 우리에게 자유와 책임이라는 정신적 유산을 남겨줬으며 우리는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한 사회에서 경제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민주주의, 인권, 문화, 시민의식 등 그와 관련한 사회적 가치는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향후 한국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인구의 고령화와 노년부양비의 급격한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지금의 경제 수준에 만족해서는 안 되며 1인당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노동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부족한 노동인구의 핸디캡을 극복하는 동시에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세 부담을 최대한 경감시키기 위함이다. 1인당 노동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개인이 번 소득을 최대한 당사자의 몫으로 가져가게 해주는 것이다. 납세 의무는 숭고하지만, 국가가 거둬들이는 돈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은 개인의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국가에 의한 분배는 시장에 의한 분배에 비해 권력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크다. 시장이라는 살아있는 유기체는 노동의 대가를 다수에 의한 합의 과정과 계약을 통해 결정하지만 국가에 의한 일괄적 가치 결정은 경제적 비효율과 정치적 비위가 뒤따른다. 목수의 망치와 판사의 망치가 지닌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국가가 아닌 시장에서의 합의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 둘의 가치는 결코 같을 수 없다. 또한 국가로부터의 배급이 많아질수록 개인은 자유와 책임 의식을 잃어버린다는 점에서 경제적 기초 환경의 위협으로 작용한다. 자신이 노력하지 않은 것에 대한 국가로부터의 금전적 보상은 생산적인 일에 재투입되기보다는 수증기와 같이 허공으로 흩어지고 만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결혼 시 1억 지급" 공약을 내걸었던 후보는 놀랍게도 3위의 득표율을 얻었다. 해당 후보는 과거에 도전했던 선거들로부터 줄기차게 상당량의 국가 보조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헛웃음을 자아냈던 그의 주장은 점차 많은 정치인에 의해 카피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대한민국 국민도 점차 국가로부터 지급되는 보조금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시국은 이러한 추세에 더욱 힘을 보태고 있다. 이미 청년들을 나약하고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 낙인찍은 정책적 프레임은 수많은 실패를 양산하고 있다. 구도심 활성화와 청년 지원의 목적으로 시행된 '대전 청년구단' 사업은 시 정부의 다양한 혜택을 통해 창업을 지원했지만 거의 무상에 가까웠던 혜택은 청년 사업주들에게 책임 의식을 제거했고 방송인 백종원이 예상한 대로 청년몰은 2년 만에 완전히 문을 닫았다.

◇자유 대한민국을 위한 지정학적 세팅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는 목소리에 더 많은 정치인이 가세하고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본적 삶의 보장이라는 공약은 '더 많은 국가 권력'이라는 수사를 내포한다. 지금껏 인류 역사상 국가의 권력이 비대해질수록 국민의 삶이 나아진 적은 없었다. 국가가 비정상적으로 모든 영역을 통제하는 극한의 경우 어떤 결과를 볼 수 있는지 우리는 북한을 통해 알 수 있다. 개인은 끊임없는 국가 권력과의 투쟁 속에 자유를 얻기 위한 여정을 달려왔다. 국가 권력은 외교 대상과의 세력 균형과 견제에 사용되어야지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이는 국가에의 종속을 심화시키고 개인의 창의성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는 정의와 공공의 선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개인의 사유재산에 대한 국가의 침해를 아무런 제지 없이 정당화한다. 이는 정의롭지도 않으며 인권에 대한 감각도 무뎌지게 만든다.

개인의 사유재산과 자유를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 정부는 이제 원칙적 수준을 넘어 국민 통제의 고삐를 더 세게 죄고 있다. 공산 진영이 종말을 고하기 시작한 '90년대 초, 인민의 삶이 무너지면 공산당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경각심에 중국은 국가의 통제를 비교적(어디까지나 비교적) 삼가왔으며 착실한 개혁개방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안정적 경제 기반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서인지 국가 권력 강화와 통제를 기반으로 한 마오쩌둥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인민들은 강력한 중국, 하나의 중국에 대한 열망으로 인해 개인의 자유를 국가 권력에 스스로 양도하고 있다.

자유가 없는 체제 속에서도 나름의 발전이 이뤄지는 중국 경제를 가까이 바라보면서 한국의 정치인들은 착각에 빠져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통제와 간섭이 있더라도 14억 인구의 거대한 시장이 뒷받침되기에 중국의 경제 발전은 가능한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는 국가의 간섭과 통제보다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들에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줘야 한다.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은 유지하더라도 체제에 대한 벤치마킹은 삼가야 한다. 자유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자유를 위협하는 지정학적 조건을 방지할 수 있다. 다음 시간에는 지금껏 대한민국의 자유가 지켜질 수 있었던 한반도의 지리적 조건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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