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무사도 모르는 양도세 등 세법, 정상이라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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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무사도 모르는 양도세 등 세법, 정상이라 할 수 있나

   
입력 2021-09-13 19:37
지난해 국세청에 접수된 납세자의 양도소득세 관련 서면 질의가 3200여건이나 됐다고 한다. 전년 1763건이던 서면질의가 두 배 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자주 바뀌는 양도세 규정으로 셈법이 복잡해지자 세무사들이 양도세 상담을 기피하고, 불안해진 납세자들이 국세청에 직접 세금 문의를 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납세자들이 답변을 듣는데도 평균 수 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양도세 관련 세법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20여 차례 바뀔 동안 5차례나 개정됐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금액을 현행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되,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최대 80%에서 5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 방안대로 주택 취득시점, 보유·거주기간에 따른 구간별 공제율을 적용하다보면 2019년까지 8개였던 양도세 부과 '경우의 수'가 189개로 늘어난다. 산으로 가는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험이 세법을 누더기로 만든 지 오래됐다. 난수표처럼 복잡해진 세법에 납세자들이 고지서를 받기 전까진 자신이 과세대상인지조차 알 수 없으니 참으로 황당한 일이다. 납세자들은 자칫 양도세를 적게 신고하거나 누락하면 가산세를 물 수 있어 불안하다. 세무사도 상담 과정에서 계산 오류로 책임질 일이 생길까봐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1주택 보유자에게 장기 보유로 생긴 양도 차익에 세금을 내라는 민주당의 양도세 개편안이 현실화할 경우 이런 양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 가진 국민을 투기꾼으로 보는 정권의 비뚤어진 인식이 기형적 세제를 양산한 원흉이다. 좌파적 성향의 문 정권은 부동산 세제를 정치적 이념 달성의 수단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지난 4·7 서울·부산 보궐선거 참패 후 "종부세 때문에 서울·부산에서 100만표를 잃으면 대선을 못 이긴다"며 세제 개편에 나선 민주당 관계자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 부딪혀 오히려 개악하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 정치가 부동산 세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꼴이다. 아마추어 정책 입안자들이 만든 설익은 정책에 국민만 괴롭다. 세무사도 모로는 양도세를 비롯한 세법은 정상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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