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차세대 배터리, 2등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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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차세대 배터리, 2등은 안 된다

   
입력 2021-09-14 19:37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기고] 차세대 배터리, 2등은 안 된다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최근 유럽과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이동수단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톱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향후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K-배터리 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은 배터리 용량과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증가시켰고, 다양한 환경에서도 배터리가 안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리콜 사건으로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었고, 관련 기업들은 이에 대한 원인과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기존 기술 수준에서 성능과 안전성이 더욱 향상된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파란색 번호판을 단 전기차의 내부에는 현재 상용화된 이차전지 중 에너지밀도가 가장 높은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운행하면 엔진의 온도가 높아지듯 전기차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온도가 높아진다. 배터리에 열이 발생하거나 소재(전극, 분리막 등)에 결함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안전신뢰기반 고성능 이차전지 기술개발 예타 사업'이 통과됐다. 향후 전문 인력이 투입돼 리튬이온배터리의 기술 한계 극복을 위한 차세대배터리용 소재·부품·장비 R&D 기술 개발이 진행된다. 또한 안전신뢰 및 평가 기반 구축을 목적으로 차세대 전지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은 유기 전해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반해, 차세대배터리는 유기 전해액 대신 비휘발성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을 더욱 향상시킨 배터리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용량과 에너지밀도가 우수하다. 앞으로 배터리 산업은 리튬이온배터리 중심에서 성능과 안전성이 보장된 차세대배터리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며, 이에 맞춰 글로벌 기업은 배터리 사업 투자 방향을 설정할 것이다. 미래 글로벌 배터리 경쟁력 선도를 위한 차세대배터리 연구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리튬이온배터리 제조 강국으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앞으로 차세대 배터리도 리드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성능이 우수한 차세대 배터리의 국가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리튬이온배터리 1위 국가'인 우리나라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수요시장 트렌드를 예측하고 장기적인 K-배터리 산업전략을 수립하는 등 민관 차원의 선도적 대응 방안이 시급하다.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배터리산업 관련 기업들은 '2030 이차전지 산업발전전략' 행사를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5년 배터리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한 초대형 R&D 사업과 생태계 조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배터리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가장 기초적인 소재합성, 특성평가 등의 연구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수요시장을 확대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사업도 추진돼야 한다. 유럽, 일본, 중국 등 배터리산업 경쟁국에서 대규모 투자로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기술 특허가 매년 꾸준히 등록되는 만큼 우리나라도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불어 기업의 원천기술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와 같은 정책이 요구된다.

우리 정부는 '2030년 차세대 이차전지 1등 국가'라는 미래 목표를 세웠다. 스마트폰,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등 주요 신산업과 함께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점해왔다. 이제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투자 지원과 적극적인 연구개발로 배터리 강국의 위상을 유지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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