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흔들리는 반도체 위상… 美中 파격지원, 한국은 시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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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흔들리는 반도체 위상… 美中 파격지원, 한국은 시늉만

   
입력 2021-09-14 19:39
세계 2위의 한국 반도체 위상이 흔들거리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일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14일 '반도체산업 현황과 최근 시황'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진단했다. 이날 정만기 KIAF 회장은 "한국 반도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2018년 23.6%에서 2020년 18.4%대로 낮아지면서 세계 2위의 위치가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 전략이 정권교체기는 물론 정권교체 이후에도 차질없이 잘 이행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도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정부가 연구·개발(R&D) 지원, 세액 공제, 인재 양성 등의 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이날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30년 만에 한 번 있을 법한 지각변동이 시작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쫓기는 처지가 됐다. 메모리사업은 투자 속도 및 기술력에서 마이크론보다 한발 늦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메모리인 파운드리(위탁생산)에선 대만 TSMC와의 격차가 갈수록 더 벌어지는 추세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정부가 전면에 나서 자국기업들에게 천문학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5년간 60조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막대한 보조금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중국 역시 오는 2025년까지 234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업체 지원책을 추진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렇게 미국과 중국은 파격적 지원을 통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무엇인가를 하는 척 시늉만 내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반도체 산업을 '핵심 국가전략산업'으로 규정하며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지만 '정권 홍보성' 냄새가 짙은 탓이다. 우리 반도체 업계가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데 있어 정부의 역할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기업만의 힘으로는 기존의 반도체 위상을 지키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정부의 지원이 '시늉 내기'에 그친다면 업계의 속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날 포럼에서 나온 건의와 지적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세제, 규제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국들보다 뒤지지 않을 지원책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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