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저!" 자산운용사 ETF 보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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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저!" 자산운용사 ETF 보수 경쟁

여다정 기자   yeopo@
입력 2021-09-15 19:42

KB·미래·삼성 등 잇따라 인하
마케팅 효과 시장 점유율 노려
"실제 고객 혜택 적다" 지적도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사 간 보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 2월 KB자산운용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올해 차례로 ETF 보수를 인하하면서 점유율 경쟁에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16일부터 국내시장 ETF 5종의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2%로 전격 인하한다. 해당 상품은 국내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KINDEX 코스피 ETF', 'KINDEX 코스닥150 ETF'를 비롯해 'KINDEX KIS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 ETF', 'KINDEX 국고채10년 ETF', 'KINDEX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ETF' 등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연금투자자를 중심으로 ETF 장기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에게 저렴한 투자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에도 미국시장 대표지수 추종 ETF 2종을 출시하며 보수율을 당시 업계 최저수준인 0.09%로 책정한 바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시장점유율 3%차이로 경쟁중인 KB자산운용은 지난 2월 일부 ETF 보수를 낮추며 올해 '최저보수 ETF' 전략의 포문을 열었다. KB자산운용은 대표지수추종 ETF 3종의 보수를 동일 지수 추종 ETF 중 최저수준으로 내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은 선점효과가 중요한 시장으로, 미래에셋과 삼성자산운용이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유지해오고 있다"며 "때문에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여러 운용사가 ETF 보수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또한 보수 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7월 삼성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이 90%가량으로 높은 레버리지와 인버스 관련 ETF 4종의 보수를 업계 최저수준으로 낮췄다. ETF 시장이 개설된 지 4년만인 지난 2006년 비교적 늦게 ETF 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은 업계 최초로 테마형 ETF를 상장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공급해 빠르게 성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우위를 지키고 있던 선점자 운용사들이 시장지수 관련 ETF를 많이 해 차별점을 두기 위해 다양한 상품, 특히 테마형 ETF에 집중했다"며 "최근 투자자들이 시장지수만 쫓지 않고 장기적인 글로벌 테마나 패러다임에 투자하는 테마형에 집중해 자금이 많이 유입된 것 같다"고 전했다.
점유율 45.16%(2021년 8월말 기준)에 달하는 삼성자산운용 또한 대응에 나섰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강세를 보이는 중국 관련 ETF 4종의 보수를 낮췄다. 지난 13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국 ETF 10종의 순자산은 3조 1900억 원을 넘어선 반면, 삼성자산운용의 중국 ETF 6종의 순자산은 4700억 원 수준이다.

운용사들은 "동일지수 추종 상품 간 성과 차이가 크지 않은 ETF의 경우 장기투자 시 저렴한 보수가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ETF 보수 인하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 ETF 보수 인하로 투자자들의 이익을 증대하는 한편, 투자자들을 유인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

일각에서는 운용사들의 ETF 보수 인하 경쟁이 투자자들의 실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ETF 보수 인하보다 거래 증권사의 매매 수수료나 해당 ETF의 유동성이 투자자의 실제 수익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당장 일부 ETF 보수를 인하한다고 해서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고객에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도 적다"며 "업계 최저라고 하면 마케팅효과가 크기 때문에 앞다퉈 보수를 인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여다정기자 yeop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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