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기업 맞춤인력 매칭 플랫폼 히트, 긱 이코노미시대 열겠다"

안경애기자 ┗ [기고] `R&D 협력의 장`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메뉴열기 검색열기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기업 맞춤인력 매칭 플랫폼 히트, 긱 이코노미시대 열겠다"

안경애 기자   naturean@
입력 2021-09-23 19:48

정규직 줄고 프리랜서 늘어나는 추세 속
디지털 로그 평판데이터 가진 유일한 기업
전문가영역 제외 '70% 프리랜서 시장' 조준
삼성전자·네이버·SKT 등 300여 곳이 활용
내년 매출 200억 목표, 코스닥 상장 계획도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기업 맞춤인력 매칭 플랫폼 히트, 긱 이코노미시대 열겠다"
박민우 크라우드웍스대표이사 D파이오니어 인터뷰. 이슬기기자 9904sul@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

"과거에는 신기술과 혁신을 만드는 사람만 중요하게 포장됐다면, AI(인공지능) 확산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중요해졌다. AI와 사람이 상호 보완하며 함께 성장하는 시대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는 "기술이 아무리 변해도 모든 성장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6년 현대정보기술 연구소에서 인터넷 포털 '신비로'의 검색엔진을 개발한 엔지니어 출신 기업가인 박 대표는 수 차례의 창업도전 끝에 2017년 4월 크라우드소싱 기반 AI 데이터 수집·가공 플랫폼 기업 크라우드웍스를 창업했다. AI와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과, 일거리를 찾는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크라우드웍스 플랫폼을 통해 26만명의 작업자가 일할 기회를 얻고 있다. 회사는 최근 플랫폼 노동력이 필요한 기업에 인력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HR(인력관리) 테크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술 고도화로 데이터 수집·가공 수요가 줄어들더라도 인력 시장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 될 것"이라며 "기업이 근로자들과 자유로운 형태의 고용관계를 맺는 '긱 이코노미' 변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긱 이코노미 시대 이끌겠다"=크라우드웍스는 데이터 플랫폼 기업에서 HR 테크기업으로의 변곡점에 서 있다. 최근 선보인 '크라우드잡스'가 핵심이다.

박 대표는 "창업 후 해온 수년간의 노력이 크라우드잡스에 집대성됐다"고 말했다.

크라우드잡스는 플랫폼 노동력이 필요한 기업에 적합한 인력을 매칭시켜 주는 긱 이코노미 플랫폼이다. 기업의 요구 조건에 맞는 후보 인력들을 1차 선별한 후 크라우드웍스 플랫폼에서 수행한 프로젝트 수행 이력을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인력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데이터 가공과 긱 이코노미 플랫폼 간에 연관성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4년간 축적한 행동데이터가 자산이 돼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서비스가 만들어졌다"면서 "우리는 디지털 로그로 된 평판 데이터를 가진 유일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고용시장 흐름에서 기회 찾을 것"=크라우드잡스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미래에는 기업과 근로자 간의 관계가 달라질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박 대표는 "정규직이 줄어들고 프리랜서가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국내 프리랜서 시장은 약 12조 규모로, 크몽, 숨고 등 다양한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지만 대부분이 고숙련자·전문가용 플랫폼이고, 나머지 시장에 경쟁자가 없다"고 밝혔다.

전체 프리랜서 시장의 약 30%인 고숙련자·전문가 영역을 제외한 나머지 70%, 9조 시장이 크라우드웍스가 지향하는 무대다.

박 대표는 "우리 인력은 고숙련도, 전문가도 아니지만 더 큰 기회가 있다. 앞으로 사업의 핵심은 HR 플랫폼이고, 데이터 플랫폼은 HR 플랫폼에 필요한 행동 데이터를 쌓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차별 없는 서비스를 표방하면서 어디 사는 누군지 모르지만 플랫폼을 통해 열심히 하고 집중하면 돈을 벌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크라우드잡스는 다르다"면서 "플랫폼에서 활동하려면 프로필을 입력해야 하는데 그 순간 과거에 알 수 없었던 로그와 프로필이 결합되면서 훨씬 힘 있는 정보가 만들어진다. 놀라운 점은 의외로 고학력자가 많고 석사 이상도 상당수라는 점이다. 그들이 이 일에 진심을 다해 일하고 있음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 작업' 뭐든지 한다=회사는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라면 모든 것을 수집하고 가공한다. 국내 처음으로 이 분야에 일반 대중을 참여시키는 크라우드소싱 방식을 도입한 게 특징이다. 초기에 아르바이트 모집 사이트에서 수백명을 뽑아서 서비스를 시작한 후 약 4년 만에 작업자 규모가 26만명으로 급증했다. AI 학습용 데이터 수요기업과 데이터 라벨러를 연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

초기에는 20대 여성 작업자가 가장 많았으나 코로나 이후 아르바이트 일감이 줄어들면서 남성 회원이 크게 늘었다. 지금은 20~35세 남자가 30~40%에 달한다.

박 대표는 "정부 사업이 커지면서 경쟁사도 많아졌지만 스케일업이 가능한 시스템을 가졌느냐 아니냐에 따라 경쟁력이 극명하게 갈린다. 우리는 그동안 100억원 이상의 비용과 긴 시간을 투입해 플랫폼을 완성해 왔다. 돈만으로도 해결할 수 없고 시간과 사람이 함께 투입돼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 CNS, 마인즈랩, 우아한형제, KAIST, 포항공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300여개 국내외 기업·기관에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10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6900만개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가공했다. 불특정 다수가 작업에 참여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품질 문제는 100% 전수검수 시스템을 통해 해결한다.

수집·가공된 학습 데이터의 신뢰도와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 고도화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 등록특허 100건과 출원특허 3건을 보유하고 국제특허(PCT) 18건도 확보했다. 박 대표가 2017년 4월, 직원 1명과 시작한 회사는 120명 규모로 커졌다. 매출도 첫해 5000만원에서 작년 약 74억원으로 늘었다.

박 대표는 "못 하거나 안 하는 작업이 없다. 변의 상태를 보고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은 용변 사진 수집을 의뢰하기도 하고, 소변 소리, 아기 울음소리 등 상상을 초월하는 의뢰들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AI가 똑똑해질수록 작업 난이도 올라가=AI가 똑똑해지면서 작업의 난이도는 갈수록 높아진다. 음성을 듣고 받아쓰는 작업도 점점 어려워지고 자율주행 AI 개발에 필요한 이미지는 한 장 작업에 4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박 대표는 "자율주행 분야의 작업 난이도가 가장 높다. 99.999%의 안전도를 확보하려면 데이터의 정확도가 엄청나게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국어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회사는 약 10개 언어를 지원한다. 화학논문 분석 작업은 화학과 석사 이상 인력이 투입된다.

박 대표는 "각 전문분야에 AI가 파고들면서 국어, 역사, 스포츠 등 분야별 전문인력들이 데이터 가공에 필요하다. 좋은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던 많은 이들이 우리 플랫폼에서 활용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도 AI 데이터 학습에 참여=기술 개발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자율주행과 의료·헬스케어 분야다. 특히 의료영상 판독에 AI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많다. 박 대표는 이런 수요에 대응해 작년 12월 자회사 닥터웍스를 설립했다. 700명의 의사들이 참여해 의사만 할 수 있는 의료 데이터 판별작업을 한다. 코로나로 인해 경영이 힘들어지고 시간이 많아진 개원의들이 플랫폼에서 일거리를 찾고 지적 성취감도 얻고 있다.

박 대표는 "관심이 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을 판독해 병명을 찾고, 의학논문을 분석하는 등의 일을 하는데 돈벌이도 되면서 재미도 있다 보니 한달에 100명 가량이 모이고 있다. 올해 1000명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머신러닝 팀을 따로 두고 국내외 자동차 기업의 데이터 작업도 한다. AI가 라벨링 작업에 개입해서 사람의 실수를 줄여주고 속도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갖췄다.

◇엔터프라이즈 시장 도전=AI와 데이터 수요의 저변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작년까지만 해도 고객의 절반 이상이 IT기업이었는데 지금은 20~30개 산업군으로 넓어졌다. 거의 모든 산업군에서 AI에 대해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 시장이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그에 맞는 사업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작년까지 70%에 달하던 정부 과제 비중을 올해 20% 미만으로 낮췄다. 또 대기업 고객을 전담하는 엔터프라이즈영업팀을 만들어 영업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약육강식의 경쟁시장에 올해 처음 도전했다. 그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언젠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낮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AI 데이터 가공 플랫폼과 실력 있는 작업자들을 고객들이 원하는 물리적 공간에 투입하는 형태다. 수백 곳의 AI 데이터 가공기업 중 자체 플랫폼이 없는 곳에 SaaS(SW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근 고용노동부 '내일배움카드' 시범인증기관으로도 선정됐다. 카드 발급자들을 대상으로 20시간 온라인 교육과정을 만들어 무료 교육을 진행하고 이수자들에게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준다. 교육 참가자들은 다비오, 세미콘네트웍스, 고피자, 스마디안, 법정문서, AIRI 등 크라우드웍스 협력기업의 사례를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과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

◇10여 개 해외 기업과 협력해 해외 작업자 확보=글로벌 대기업들도 중요한 고객으로 떠올랐다. 회사는 인도, 베트남 등의 기업과 공개경쟁을 거쳐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비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베트남, 인도, 중국, 네팔 등 10개 이상 해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작업자를 확보했다.

박 대표는 "해외 가용인력이 5000명 정도인데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글로벌 파트너들은 인건비가 싼 대신 플랫폼이 없다 보니 해외 솔루션을 빌려 쓰는데 우리 플랫폼으로 전환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시절 컴퓨터와의 첫 만남=박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 친척 집에서 PC를 접한 후 재미와 재능을 발견했다. 하룻밤을 꼬박 샌 끝에 GW베이직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게 된 그는 컴퓨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자연스럽게 전공도 컴퓨터공학으로 정해졌다. 계명대학교 학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자연어 처리를 전공한 그는 1995년 구글도 네이버도 나오기 전 인터넷 검색엔진을 혼자 개발해 당시 종합일간지 1면에 소개되기도 했다.

1996년 현대정보기술 연구소에 입사해서는 인터넷 포털 '신비로'의 검색엔진을 개발했다. 당시 옆 팀에서 인터넷 포털을 총괄한 과장이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다. 1998년 회사를 나와 창업한 첫 회사도 기업용 검색엔진 솔루션 기업이었다. 두번의 창업에 도전해 두 회사 모두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됐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박 대표는 "당시 스톡옵션과 스톡도 구별을 못 할 정도로 거래에 어두웠다"고 말했다.

2009년 IT업계를 떠나 청강문화산업대에서 4년간 IT를 가르치던 그는 2015년 온라인 스타트업 교육회사 아카데미엑스를 세웠다. 그러다 AI 데이터 수집·가공에 크라우드소싱을 적용해보자는 아이디어로 크라우드웍스를 창업했다.

◇"일자리 아닌 일거리 주겠다"=회사는 올해 150억원의 매출에 이어 내년 200억원을 기록하고 손익분기점을 맞추겠다는 목표다. 또 내년중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에는 매출 1000억, 영업이익 200억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게 박 대표의 포부다. 창업 후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 받아 네이버에서 시드 투자, DSC인베스트먼트에서 시리즈A 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총 투자규모는 121억원에 달한다. 프리IPO 투자유치 작업도 진행 중이다.

박 대표가 바라보는 미래상은 명확하다.

그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더 정교한 평가시스템을 토대로 재택근무가 훨씬 늘어나고, 많은 기업이 잘게 쪼개진 업무를 정규직 대신 프리랜서에게 온라인으로 맡길 것이다. 그 부분을 우리가 해줄 수 있다"면서 "비대면과 AI 산업 발달로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 되는 환경에서 기업과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관계를 맺도록 도움으로써 일자리가 아닌 일거리를 만드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사진=이슬기기자 9904sul@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