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고(故) 변희수 하사의 인사 기록을 '정상 전역'으로 정정하기로 했으나 유감 표명 등 사과 한 마디 없던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단 회의에서 "어제 육군이 고 변희수 하사의 인사 기록을 '정상 전역'으로 정정하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간 군이 보여준 저급한 성인지 감수성을 보면 법무부의 항소포기 결정으로 인한 울며 겨자먹기식 결정으로 보인다"면서 "사과 한마디 없는 모습은 여전히 군이 변화를 시작했다고 믿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배 원내대표는 이어 "군이 반성을 보였어야 할 시기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며 "군은 변 하사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직업 선택의 자유부터 행복추구 권리라는 기본권을 침해했을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해치는 차별과 혐오를 거듭했다. 법원이 변 하사의 성별 전환을 인정하고 강제 전역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을 때도 군은 항소 방침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또 "심지어 서 장관은 '법적 판단을 받아가면서 정책적 검토를 해야한다'고 하는 등 국방부가 자행한 혐오를 인정하지도 못하는 2차 가해마저 서슴지 않았다"며 "법무부, 대통령까지 나서서 군의 항소를 우려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고인에 대한 모욕을 더 이어갔을지 끔찍하다"고 말했다.
배 원내대표는 "안 하느니만 못한 수사로 제 무덤 팠던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도, 판박이 같은 해군 성추행 피해 여중사 사망까지 성폭력 감싸주는 집단 아니냐는 지탄까지 받고 있는 군"이라며 "군이 자행하는 차별과 혐오로 군인들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 국민들이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안전한 국가냐. 미래 전장 환경에 대비하기 전에 현재의 인권 감수성이라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배 원내대표는 "군을 지휘할 자격, 능력, 의지도 없는 국방부 장관을 더 이상 국민들은 원치 않는다"며 "서 장관은 해임되어야 한다. 썩어빠진 군을 비호하는 국방부장관을 그대로 두는 것은 지금의 군 내 성폭력, 가혹행위, 차별을 모른 척 하고 그 다음 피해자를 기다리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원내대표는 "국방부 장관 해임은 군 인권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자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라며 "모든 원내 정당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