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삶과 죽음이 평안했다는 바로 그 사실, 그 분노스러운 부정의에 대한 분노뿐”
“자신이 저지른 죄, 빼앗은 그 수많은 목숨들 앞에, 끝까지 반성하지도 제대로 처벌받지도 않고 떠났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용혜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애도하지 않습니다. 조의를 표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부정하지 않고서 학살자 전두환씨의 죽음을 애도할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용 의원은 "저는 그렇기에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 그리고 이를 위한 수많은 선배시민들의 투쟁을 옆으로 또 다시 잠시 미뤄둔 채, 학살자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고자 한다"면서 "애도할 방법이 저에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의 죽음을 듣고 떠오른 단 하나는 그의 삶과 죽음이 평안했다는 바로 그 사실, 그 분노스러운 부정의에 대한 분노뿐"이라며 "부디 이번만은 그 누구도 통합이라는 허울로, 혹은 공과라는 거짓으로 국민 분열을 시도하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 이 황망한 소식에 또 다시 가슴 속 뜨거움을 견디고 계실 오월광주의 유가족분들께 다시 한 번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고 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전두환씨 사망, 애도하지 않는다. 국가장은 어림도 없다"며 "자신이 저지른 죄, 빼앗은 그 수많은 목숨들 앞에, 끝까지 반성하지도 제대로 처벌받지도 않고 떠났다. 이런 죽음은 죽음조차 가해"라고 날을 세웠다.
여 대표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 혐의로 기소된 그가 (오는) 29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사망한 것은 끝까지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고, 사법 정의를 농단해온 그의 추악한 범죄가 80년 월로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 범죄임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을 찬양하는 윤석열 후보와 같은 수구세력이 그를 단죄한 사법 심판과 역사적 평가를 조롱하면서 역사와 사법 정의를 지체시켜왔다"며 "학살의 범죄에 묵인하고 동조해온 공범들"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역시 "전두환 사망소식에 부쳐. 죄 많은 학살자의 생, 끝까지 반성없이 가는군요. 당신 같은 존재가 대한민국 역사에 두 번 다시 없길 바란다"고 짤막한 글을 남겼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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