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가구 1주택 종부세 대상자 중 70% 이상이 26억원인데, 세금이 50만원 정도다. 소나타 2000cc 중형차의 자동차세가 52만원이다"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제가 당 대표가 돼 종부세 부과 기준을 9억원에서 11억원(시가 16억원)으로 상향시켰다"며 "16억원 이하는 종부세를 내지 않으며, 전 국민 98%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 측도 "전 국민의 98%에는 고지서가 발송되지 않는다"는 해명을 이틀째 되풀이만 하고 있다. 또 1세대 1주택자 중 시가 16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 보유자의 경우에도 고령자공제 등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조치로 세부담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여당은 올해 부과 대상인 94만7000명은 올해 기준 추계 인구 수인 5182만1669명의 1.8%에 그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금을 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며 "정부가 종부세 대상자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분모를 '주택 보유자'가 아닌 '전 국민'을 기준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생아가 태어나면 종부세 대상이 되고, 집 없는 사람도 종부세 기준에 포함되는 것이냐"며 "정부가 전 국민을 기준으로 비율을 애초에 잘못 산정해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종부세 부과대상자가 100만명에 육박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는 대략 2000만 가구(주택)이라고 본다"면서 "그렇게만 따져도 5%인데 다주택자까지 포함하면 종부세를 내는 사람은 7~8%가 넘는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또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2억원이 넘었고, 내년엔 종부세가 더 오를 것"이라며 "종부세를 만든 이유는 부유세로서 1%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부과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민 2%만 종부세를 낸다는 말은 세금 낸 사람들 입장에서는 헛소리"라며 "1주택자인 서울 시민은 안 내던 세금을 내야 하니까 폭탄이었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서울시민 48만명이 종부세를 내고 72%를 수도권 거주자가 부담했는데, (정부가) 국민 입장이 아니라 자신들 입맛에 맞게 통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이 세금을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2%, 98%라는 수치로 부자와 저소득층을 갈라치기 하고, 부동산 시장도 몇 개월 지나면 안정될 것이라고 거짓말을 해왔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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