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24일 정의당을 향해 "페미니즘 정당을 선포한 것"이라고 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기초 교양이 없다"며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진 교수와 이 대표는 최근 성 평등 아젠다와 관련해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이날 정의당을 향해 "진지하게 노동운동하던 분들 다 어디 가고 안티페미라는 가상의 적과 싸우려 하느냐"고 발언한 내용을 담은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말을 아주 복잡하게 하는 재주가 있는데, 안티페미랑 맞붙는 게 아니라 그냥 페미니스트 정당을 선포한 것"이라며 "이준석도 이준석식 안티페미가 뭔지 모르는데 그냥 님들은 가상의 적을 세워놓고 싸우려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그간 고(故)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더불어민주당에서 성 관련 논란이 있었던 점을 의식한 듯 "페미니스트 운동을 하려면 주 타격 방향은 민주당이 돼야하는데, 그건 차마 못 하겠지요?"라는 말도 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가 '교양'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최근 성 평등을 주제로 이 대표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이 대표의 해석이 옳은지 차근차근 따져 보자"며 "진짜 debate가 뭔지 보여드린다.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말이 왜 궤변인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논증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는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당시 여경뿐 아니라 19년 차 남경도 현장을 이탈한 정황이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하면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이 대표 예상 발언"이라며 "경찰관은 중성으로 뽑아야"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여경 무용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2일 해당 사건을 둘러싼 젠더갈등을 의식한 듯 "(이 사건은)남경·여경이 아닌 경찰의 기본자세 문제"라면서 "교육 훈련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청와대는 "젠더 이슈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이 본질과 멀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담겨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22일 이준석국민의힘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개인형이동수단(PM, Personal Mobility) 활성화와 국민 안전을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