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장영수 칼럼] 2022년에도 국민은 깨어있어야 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112/2021123102102269660001[1].jpg?var=2951 "[장영수 칼럼] 2022년에도 국민은 깨어있어야 한다")
개인이건 국가건 해마다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그것이 성장과 발전을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위기의 극복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물론 그 계획이 온전하게 실현되는 경우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의 계획조차 없이 산다는 것은 미래의 희망조차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새해에도 건강하자! 우리 서로 사랑하며, 함께 행복하자! 모든 일들이 다 잘 되면 좋겠다! 등의 막연한 소망 내지 덕담과는 달리, 새해의 계획이란 나의 의지와 노력으로 나의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새해에는 공부에서, 직업활동에서, 혹은 사회봉사 등에서 어떤 성취를 이루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려 하는 것이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현가능성이 전혀 없는 막연한 희망을 계획이라고 내세우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때로는 실현가능성이 낮은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는 뼈를 깎는 노력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내가 이루려는 목표가 높은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높은 목표일수록 달성을 위해 희생해야 할 것도 많은 법이다. 진정성 있는 계획이라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평가에서 시작해야 한다. 과연 이를 위해 내가 얼마나 많이 노력해야 하며,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개인의 경우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우에는 이러한 계획의 엄밀성이 더욱 강하게 요구된다. 개인의 1년 계획이 실패한 경우에는 약간의 체념과 실망, 자기반성으로 끝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의 1년 계획이 잘못된 경우에는 국민의 삶이 피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제2의 IMF외환위기가 초래될 수도 있고, 코로나 확산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계획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가가 정상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요소들의 유기적 연계와 시너지 효과를 잘 살리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예컨대 코로나 극복, 제4차 산업혁명의 대비 등과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거창한 계획뿐만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부분에서 이를 제대로 실행하기 위한 조직과 인력의 관리, 예산의 적절한 투입 등에 관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2022년 새해에는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를 치르게 되며, 새로운 정부와 지방정부에 의해 대한민국에 많은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계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미 만들어진 새해 계획들이 최대한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새해 계획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지만….
이제 국민들도 나를 위한 2022년 새해 계획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한 새해 계획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한민국의 새해 계획에 따라 나의 삶이 크게 영향받으며, 나의 새해 계획도 다르지 않다. 예컨대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따라서 내 집 마련 계획이 크게 영향받을 수밖에 없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새해 계획은 대부분 새해 예산 등을 통해 이미 결정되었지만 절대 불변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국내외의 상황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여지가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주권자인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가 있을 경우, 즉 전체 국민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에는 달라질 수도 있다.
다만, 우리의 지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국민이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을 때 정치권에서 이를 알아서 고려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국민들이 항상 깨어 있어야 하고, 자신의 권리 위에 누워 잠자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2022년 새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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