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상장시 주총승인 등 주주친화정책에 찬성 의견 다수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24일 오후 회의를 열고 포스코의 물적분할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 찬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는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안건을 표결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와 철강사업회사 '포스코'를 물적 분할하는 지주회사 전환을 의결했다. 물적분할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려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안건이 소액주주들의 강력 반대에 부딪힌 만큼 포스코 지분 9.75%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주총 결과를 좌우할 전망이었다.
앞서 포스코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분할을 반대하던 소액주주들은 국민연금의 지지를 기대했다. 소액주주들은 "포스코가 올해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물적분할을 강행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탁위는 이번 회의를 통해 포스코의 물적분할에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 당시 '지분가치 희석 우려'를 이유로 반대표를 던진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포스코가 앞서 발표한 주주 친화정책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소액주주들의 강력 반대에 부딪히면서 주가가 하락하자 지난 5일 자회사 상장 시 주주총회 승인을 얻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의 주주 친화정책을 깜짝 발표했다.
이와 관련 한 수탁위 위원은 "약간의 이견이 있었지만 위원 가운데 찬성하는 쪽이 더 많아 찬성표를 던지게 됐다"며 "각자 찬성하는 이유는 다르지만, 지주사 체제가 사업·경영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경우 네 곳이 찬성을, 한 곳이 반대를 권고했다. 찬성을 권고한 ISS와 글래스루이스, 한국 ESG연구소,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은 포스코 측이 "물적분할한 사업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따라 주주권익 훼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반면 서스틴베스트는 포스코가 제시한 주주친화 정책으로 물적분할에 따른 주주 손실을 상쇄하기 어렵다고 보고 반대를 권고했다.
여다정기자 yeop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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