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이 27일 시행되면서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법은 중대한 산업재해를 일으킨 기업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내용이 골자다.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아 근로자가 1명 이상 사망하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2명 이상의 근로자가 중상을 입으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산업재해에 대한 기존 처벌에 더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개인까지 형사처벌하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사고로 숨진 근로자가 무려 828명에 이르니 법을 통해 '산재 공화국' 오명을 씻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 발생한 광주광역시 아파트 붕괴 사고가 보여주듯 안전불감증에 따른 참혹한 사고를 막자는 법의 취지에는 공감이 간다.
이러한 긍정적 효과와 달리 기업들이 느끼는 불안은 만만치 않다. 산업계에는 처벌에 대한 공포가 퍼지고 있다. 경영책임자 처벌 잣대가 모호하고, 경영책임자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범위도 너무 넓어서 그렇다. 법 규정을 곧이곧대로 지키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기업인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게 됐다"고 토로한다.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은 범법자가 되는 것을 각오하든지, 아니면 사업을 접어야 할 상황이라고 호소한다. 심지어 "감옥에 안 가려면 '바지 대표'를 세울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온다. 무슨 수를 써더라도 일단 1호 처벌 기업이 되는 불명예를 피하자는 움직임까지 있다고 한다. 기업인 책임을 과도하게 강조한 비현실적 규정이 낳은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이래저래 전전긍긍이다.
기업인들은 법에 불분명한 규정이 많아 수사나 처벌 위험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도한 처벌과 규정을 현실에 맞게 수정해야 함이 옳다. 법 제정의 목적이 재해 예방인 만큼 사업주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을 때는 면책하는 규정을 반드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국회가 보완 입법을 서둘러야 할 이유다. 특히 처벌 위주의 법 집행을 지양해야만 법이 실효를 거둘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중대재해법을 적용하는 첫 판례가 중요하다. 첫 판례가 향후 수사와 재판의 좌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엄벌만 강조해서는 산업재해를 줄일 수 없다. 검찰이나 경찰, 법원은 이런 점에 귀를 기울여 법 적용이나 수사, 판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처벌이 아니라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 안전 선진국의 전기가 마련된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러한 긍정적 효과와 달리 기업들이 느끼는 불안은 만만치 않다. 산업계에는 처벌에 대한 공포가 퍼지고 있다. 경영책임자 처벌 잣대가 모호하고, 경영책임자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범위도 너무 넓어서 그렇다. 법 규정을 곧이곧대로 지키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기업인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게 됐다"고 토로한다.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은 범법자가 되는 것을 각오하든지, 아니면 사업을 접어야 할 상황이라고 호소한다. 심지어 "감옥에 안 가려면 '바지 대표'를 세울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온다. 무슨 수를 써더라도 일단 1호 처벌 기업이 되는 불명예를 피하자는 움직임까지 있다고 한다. 기업인 책임을 과도하게 강조한 비현실적 규정이 낳은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이래저래 전전긍긍이다.
기업인들은 법에 불분명한 규정이 많아 수사나 처벌 위험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도한 처벌과 규정을 현실에 맞게 수정해야 함이 옳다. 법 제정의 목적이 재해 예방인 만큼 사업주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을 때는 면책하는 규정을 반드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국회가 보완 입법을 서둘러야 할 이유다. 특히 처벌 위주의 법 집행을 지양해야만 법이 실효를 거둘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중대재해법을 적용하는 첫 판례가 중요하다. 첫 판례가 향후 수사와 재판의 좌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엄벌만 강조해서는 산업재해를 줄일 수 없다. 검찰이나 경찰, 법원은 이런 점에 귀를 기울여 법 적용이나 수사, 판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처벌이 아니라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 안전 선진국의 전기가 마련된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