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업계가 연초부터 릴레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빙그레, 롯데푸드 등 국내 빙과업계는 물론 하겐다즈 등 외국계 브랜드들도 잇따라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원유가격 인상과 부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다른 업계와 비교해도 인상폭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빙그레는 투게더와 메로나 등 주요 아이스크림 제품의 가격을 오는 3월부터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매점 가격 기준으로 투게더는 5500원에서 6000원으로 9.1% 오르고 메로나는 800원에서 1000원으로 25% 오른다. 엑설런트도 6000원에서 6500원으로 8.3% 인상된다.
수입 브랜드들도 2월부터 오른 가격을 적용한다. 하겐다즈는 파인트 제품 가격을 1만2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7.7% 올리고 미니는 4800원에서 5200원으로 8% 올렸다. 벤앤제리스도 파인트 제품 가격을 1만16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11.2% 올렸다.
'정찰제' 도입을 통해 보이는 가격은 낮추면서 실제로는 가격 인상 효과를 보는 방식도 있다. 롯데제과는 오는 2월부터 월드콘의 권장소비자가격을 1500원에서 1000원으로 변경했다. 겉보기엔 500원이 인하된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그간 월드콘은 반값할인 등을 통해 월드콘을 700~1000원에 판매해 왔다. 정찰제 도입을 통해 할인 혜택을 없애고 1000원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즉 실제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은 기존 750원(반값할인시)에서 1000원으로 30% 이상 비싸지는 셈이다.
아이스크림업계는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일제히 '원유·부재료 가격 폭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선 커피전문점 업계 등과 비교하면 인상폭이 유난히 높다는 지적이다. 원유 가격은 지난해 8월 1일부터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됐다.
실제 앞서 원유·원두 가격과 부재료 가격 폭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섰던 스타벅스의 경우 아메리카노가 9.8% 인상됐고 카페라떼가 8.7% 인상됐다. 프라푸치노 등 기타 음료의 경우 인상률이 2~3% 수준에 머물렀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프라페(4%), 쉐이크(1.8%) 등의 메뉴들은 인상률을 낮게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최저임금, 원재료 가격 등이 오름 추세였음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 부담이 누적됐다는 입장이다. 최근의 일시적인 인상 추세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해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원가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많이 훼손된 상태"라며 "업계마다 상황이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