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4분기 실적을 미리 증권사에 알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논란까지 벌어졌던 LG생활건강이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예상대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2조231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 감소한 2410억원을 기록했다. LG생건의 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5년 1분기 이후 2번째다.
다만 증권사들이 10% 안팎의 영업이익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던 것에 비해서는 영업이익 감소폭이 작았다.
중국 따이공(보따리상)에 의존하던 중국향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따이공들이 럭셔리 브랜드인 후, 숨 등 주요 화장품에 40% 가까운 할인을 요구했지만 LG생활건강이 반려하면서 면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3분기 호실적이 이어진 덕에 연간으로는 1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1년 총 매출은 8조915억원, 영업이익은 1조2896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각각 3.1%, 5.6% 증가했다.
뷰티(화장품) 부문 연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4조4414억원, 영업이익은 6.5% 증가한 8761억원을 달성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속되는 팬데믹으로 위축된 시장 환경에서 럭셔리 화장품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는 기존 티몰, JD, VIP 이외의 신규 채널 진입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했고 대표 브랜드 '후'는 천율단, 환유 등 초고가 라인업을 보강했다.
HDB(생활용품)사업의 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2조582억원, 영업이익은 1.7% 증가한 2089억원을 달성하며 연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전략적으로 육성한 닥터그루트, 히말라야 핑크솔트, 피지오겔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성장을 주도했다.
리프레시먼트(음료)사업은 매출 1조5919억원, 영업이익 2047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5.2%, 6.2% 성장했다. 글로벌 공급 이슈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알루미늄캔 공장 화재로 인한 수급 불안정 등 제품 생산과 판매에 모두 비우호적인 환경이었지만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몬스터 에너지 등 주요 브랜드에서 저당·저칼로리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 적중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LG생건 측은 "연이은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과 확산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불안정한 사업 환경이 지속됐다"며 "주요 시장에서의 소비 둔화와 경쟁 심화로 어려웠던 상황에서도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 원칙에 기반한 사업을 전개하며 뷰티, 에이치디비(HDB), 리프레쉬먼트의 견고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코로나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