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양도세 폐지로 새 방향, 폐지 공약했던 증권거래세 유지로 가닥
원희룡 "180석 與 일방 통과시킨 '모든 주식 양도차익 과세', 개미에 덤터기…전면 폐지"
尹 "韓증시 자금 몰려야"…"놀부식 차익만 과세 없다" 손익 통산과세 약속도
윤 후보의 7자(字) 공약에 관해 원희룡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본-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발표는 후보님께서 전격적으로 하셨지만 사실 우리 정책본부를 비롯해서 아주 심도 있게 검토하던 사안"이라며 "주식양도세를 전면 폐지한다"고 설명에 나섰다.
원 본부장은 "현재 주식양도세는 한 종목에 주식에 대해 양도 차익이 나왔을 때 거기에 세금을 물리고 있다. 현재는 대주주, 지분 1%, 또는 보유액 10억원 이상인 경우 매기고 있는데, 원래는 3억원 이하까지 모든 보유 주식에 양도세금을 매기려고 하다가 동학 개미들의 저항 때문에 2023년으로 미뤄져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소득세법에 '180석 민주당'의 개정에 의해 2023년부터 보유 주식에 관계없이 모든 양도차익에 세금을 매기게 돼 있는데 이에 대해 정책본부와 후보는 심각하게 검토해왔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우리 마지막 자산 형성에 꿈을 주식시장에 두고 있는 한국의 20대~50대 세대와 연령을 초월한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양도소득세를 전면 폐지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 주식 보유가 많은 사람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수백억씩 갖고 있는 사람도 세금을 안 매기냐' 그러는데 이 부분에 대한 배당 소득 등은 금융투자소득으로 인해 앞으로 다 종합적으로 과세가 될 것"이라며 "오히려 양도세를 물림으로써 투자자들이 외국시장으로 빠져나갈 때 그 피해는 한국 증시 자체에 추락이 더 가속화되고 개미 투자자들이 이 모든 막판 덤터기를 쓰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개미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대주주 지분율이라든지, 보유금에 관계없이 양도세를 전면 폐지한다는 게 윤 후보의 입장"이라며 "이를 통해서 한국 증시에 투자 자금을 유치하고, 우리 주식 시장에 있어 정보 공시라든지 여러 가지 불공정한 요인들을 개선함으로써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본부장은 또 "(국내 증시에서) 많은 투자자 간 기울어진 운동장, 개미 투자자들의 불리한 점들을 극복한 이후"라고 전제한 뒤 "양도소득세가 아니라 '금융 투자소득'에 대한 세금 그리고 '차익이 생겼을 땐 세금을 매기고 손실은 나 몰라라' 하는 놀부식, 일방통행식의 세금이 아니라 손익 통산(캐리오버)을 납세자 기준으로 종합해 세금을 매기는 선진국형 과세체계를 설계하고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기 전까지는 대주주 지분, 보유금액 관계없이 개별 주식에 양도차익에 세금을 매기는 현행법은 민주당 180석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지만 이에 대해서는 전면 폐지한다는 약속을 국민들께 드린다"고 재차 밝혔다.
뒤이어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정치분야 공약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주식양도세 도입 전제로 폐지한다던 증권거래세는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증권거래세(폐지)는 양도세(도입) 전제로 발표한 공약이기 때문에, 증권거래세는 현행 유지한다"고 답변했다.
윤 후보는 '선진국형 과세체계'에 관해서는 "뉴욕이나 런던 등 세계 선진국 시장의 여러 제도 중에서도 중요한 게 금융관련 세제"라며 "이를 잘 참고해 우리 시장이 선진국형 금융시장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개인이 장외나 비상장주식 거래를 하면 일반적인 양도소득세법에 따라 부과하면 되고 시장 간 거래할 때만 증권거래세로 하고 그게 일정 금액이나 퍼센테이지(비율)를 넘어갈 경우 대주주거래라고 해서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며 별도의 주식양도세제 시행에 거리를 두면서, "특별히 주식거래를 큰손, 작은손, 일반투자자 가릴 것 없이 주식시장 자체가 자금이 많이 몰리고 활성화돼야만 거기에서 일반투자자도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주식시장을 더 활성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테이퍼링을 하고 있고 우리도 지난 1월3일 증권시장 개장부터 시작해 지금 지수가 계속 하락하고 있지 않나. 지금 제가 볼 때는 한국의 기업가치가 많이 저평가돼있다는 의견들이 우세하다"며 "우리나라 증시가 상당한 정도로 올라갈 때까지는 증권거래세만 남겨 보고, 모든 기업가치가 정당하게 평가받고 우리 증시가 국제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상황이 오게 되면 '통산 종합과세' 방식으로 설계해나가면 되지 않겠나 본다"고 밝혔다.
'동학개미 보호 목적이라면 주식양도세 폐지보다는 (부과) 기준을 완화해 카카오 대주주 먹튀라든지 사태를 막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저는 오히려 실제 대주주가 아닌 분들에게 대주주라는 요건이 내려오는 경우도 많다(고 본다)"며 "우리가 세수를 확보하고 경제에서 공정 원칙을 더 세우려 한다면 대기업이든 중견기업이든 상장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돼서 시가총액이 올라간다면, 거기에서 우리가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서 양도소득세를 훨씬 더 제대로 과세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주주 양도세 문제는 먹튀가 있다면 그걸 보완하는 제도를 만들면 되는 것이지 세제를 갖고 꼭 저지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증권시장에서 시장과 거래하는 참여자에 대한 세제적인 진입장벽이 있으면, 큰 틀에서 봤을 때는 그거야말로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도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