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5000원에 거래 마쳐
시가총액 118조 2000억원
LG에너지솔루션이 증시 입성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 이후 상한가)에 실패했지만 SK하이닉스를 제치고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로 등극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시초가 보다 15.41% 내린 5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가 공모가 30만원의 2배에 미치지 못하는 59만7000으로 결정되면서 '따상'은 물론 '따'(시초가가 공모가 2배)도 달성하지 못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장 초반 45만원까지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50만원선을 넘기며 낙폭을 줄였다. 장 초반 주가 하락은 의무보유 확약을 걸지 않고 기관 배정을 받은 외국인들이 상장 직후 물량을 쏟아낸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기관 배정 물량 2337만5000주 가운데 58.3%인 1362만9028주가 의무보유 확약을 했다. 국내 기관투자자 물량은 대부분 의무보유 확약을 했지만, 외국 기관투자자들 물량 중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27.1%에 그쳤다.
이날 외국인은 8700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부추긴 반면 기관이 1조5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특히 연기금은 1조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과 동시에 SK하이닉스(82조6000억원)를 제치고 시총 2위에 올랐다. 이날 종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시가총액은 118조2000억원이다.
글로벌 1위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250조원) 보다 작은 규모이지만 국내 경쟁사 삼성SDI(41조원)와 비교하면 3배 가까운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기업가치와 적정 밸류에이션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사업의 유사성을 이유로 두 회사를 비교회사로 선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증시 입성으로 LG그룹 합산 시총도 237조3000억원으로 SK그룹(178조8000억원)을 넘어 삼성그룹(656조4000억원)에 이은 2위가 됐다. LG그룹 합산 시총이 2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첫날 하루 거래 대금은 8조8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날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약 19조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장 초반 거래가 몰리면서 하이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서비스 지연 현상도 나타났다.
여다정기자 yeop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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