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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칼럼] 이젠 사드 괴담에서 벗어나자

   
입력 2022-02-14 18:24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신범철 칼럼] 이젠 사드 괴담에서 벗어나자
2016년 7월은 한국 외교사에서 잊기 어려운 시기다. 박근혜 정부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합의 이후 중국은 경제제재를 가했고, 국내적으로는 사드 괴담이 횡행했던 시기였다. 그런데 이 괴담의 생명력은 참 끈질기다. 마치 잿더미에 남아 있는 불씨처럼, 다시금 타오를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 같다.


사드는 현존하는 최강의 미사일 방어체계 중 하나다. 성능과 비용만을 따지면 SM3에 못 미치지만, 지상에서 종말 단계에 접어든 미사일을 40-150km 고도에서 요격시키는 방어망으로는 최고다. 러시아의 S400도 유사한 성능이지만 신뢰도 측면에서는 사드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사드가 성주에 배치될 때 중국은 아직 러시아로부터 S400을 구입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결과 중국은 대응 역량 부재로 인해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미중간 군사력 불균형의 문제로 인식했던 것 같다. 한미동맹 강화를 막고 한국을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려 했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간 것에 대한 불만도 컸을 것이다.

그 결과 비록 비공식적이라 해도 한국에 대해 강도 높은 경제제재를 가했다. 이러한 경험이 국내적으로 한편에는 중국에 대한 공포의식을,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 반중감정을 키우게 된 것이다.

사드 괴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X-Band라는 고주파를 방출하는 사드 레이더가 인체나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과 사드를 추가 배치하면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커다란 피해가 따를 것이라는 걱정이다.



먼저 사드 레이더의 위험성은 처음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부터 가짜뉴스였다. 그 당시에도 부대 내에서 일정한 거리를 확보하면 부대 밖에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고서가 있었음에도 "성주 참외의 씨가 마를 것"이라는 괴담이 퍼져나갔다. 다행히 지금은 그때로부터 6년이 더 지났고, 전세계 7곳에서 사드를 운용하는 미군에 접수된 눈에 띄는 피해사례는 없다. 이쯤이면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다.
성주 사드 기지와 관련해서도 미군 측에서는 가급적 빨리 환경평가를 받고자 하는데, 정부가 이런저런 이유에서 그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도 국내 일각에서는 사드 추가 배치 문제가 제기되자 여전히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양 '우리 지역에 배치를 반대한다'는 식의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으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중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L-SAM도 사드 수준으로 발전하면 레이더 전자파 문제는 결국 똑같은데 말이다.

중국과 관련해서도 과도한 걱정이 제기된다. 이제 중국도 S400을 배치한 상황이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사드를 구매해서 북핵 억제용으로 활용한다 해도 이런저런 압박을 가할 입장은 아니다. 2016년 당시에도 중국 측은 미군은 믿을 수 없으니 한국이 독자적으로 구매해서 운용하라는 요구를 비공식적으로 한 바 있다. 사드 추가 배치를 명분으로 한국에 대해 경제제재를 하겠다면 이건 어떤 명분이든 한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해 제재를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개발 중인 L-SAM이 훗날 배치되어도,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과 연동해서 운용하지 말라고 압박을 가하며 제재를 가해올 것이다.

한편, 한중간 경제협력의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은 중국의 대한국 경제제재가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중국은 인권 문제를 제기한 호주에 대해 경제제재를 했다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이를 완화한 적이 있다. 이처럼 오늘날 국제경제는 상호연계성(interconnectivity)으로 인해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 한중간에도 사드 경제보복 이후 교역 품목에 변화가 있었다. 한국의 반도체나 첨단부품이 제공되지 않을 때 중국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

대결보다는 대화가 좋고, 갈등보다는 협력을 지향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의 핵능력 강화는 우리에게 다층적 미사일 방어망 구축이라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이런저런 오해와 걱정으로 할 일을 미뤄서는 안된다. 사드 추가 배치를 지지하든 아니든 간에 이제 괴담은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합리적 논의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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