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차례 이사회 참석해 모두 찬성 입장
농식품부 장관, 농협 감독 역할 수행
주철현 의원 "이해관계 충돌 우려"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들이 사외이사 이력으로 논란인 가운데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장관 후보 선임 당일까지 농협경제지주 사외이사로 재직하다 사임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외이사 재직 후 곧바로 농협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하는 장관직 수행이 적절한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농식품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농협 정황근 후보자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6개월 농협경제지주 사외이사로 재임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철면 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이 기간에 정 후보는 18차례 이사회에 참석해 58개 안건에 모두 찬성 입장을 냈으며, 연 4800만원의 기본보수와 수당을 포함해 총 7486만원을 받았다.
농식품부 장관은 농업협동조합법 제162조에 따라 조합과 중앙회 등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이에 따라 업무나 재산 등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명령 및 조치 권한을 가지고 있다.
주 의원은 "정 후보가 이사회에 참석해 한 차례도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며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사외이사 제도 취지가 무색하게 거수기 역할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후보가 농식품부 장관이 될 경우 농협에 대한 감독 권한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공정성 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정 후보자는 지난 2012년 4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농식품부에서 농협 관련 업무를 맞은 농업정책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주 의원은 "인사청문 과정에서 공정한 업무수행이 가능한지 철저히 따져 묻고, 임명직 공직자들의 이해관계 충돌 우려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정 후보자는 21일 농식품부를 통해 '농식품부장관 후보설명자료'를 내고 "농협경제지주 사외이사로 재직 시 농업·농촌 발전에 농협경제지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했다"며 "농업 정책을 담당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농협이 본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공익적 관점에서 비판·권고하려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또 "향후 장관직을 수행할 경우 농협경제지주를 포함한 농협 업무와 관련 의사 결정 시 농업계 전체 이익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농업 정책을 우선해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민호기자 lmh@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