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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칼럼] 그들은 왜 승복하지 않을까

박양수 기자   yspark@
입력 2022-05-17 17:17

박양수 콘텐츠에디터


[박양수 칼럼] 그들은 왜 승복하지 않을까
구(舊) 정권의 권력 금단현상이 아주 지독하다. 쇼와 선동으로 일관하던 '내로남불' 정권에는 허니문(밀월) 기간도 없나 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선 여야 간 권력이 바뀌는 정권 교체기에 100일가량의 밀월기간을 두는 게 통상적인 관례다. 지난 5년간 폭주를 거듭했던 구 권력 집단에게 그 정도의 배려조차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게 비극적이다.


구 권력자들이 호락호락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건 일찍이 짐작됐다. 그들은 정권을 넘겨주기 전에 '윤 정부 5년을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며 손발을 꽁꽁 묶어놨다. 인사청문회장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막으려고 달려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어깃장이 '개그 콘서트'보다 더 흥미로웠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모든 걸 잘하고 있다는 건 아니다. 다만 지난 정권에서 반복적인 여당 단독 강행으로 인사청문회 자체가 무력화됐던 사실에 비춰보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꾸짖는 꼴이다.
물러나는 사람은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전직 대통령과 그의 정당에게 이 말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진영 정치와 패거리 정치의 진면목을 보여준 문재인 정권에겐 더욱 그렇다. 문 전 정권이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앞장서 왔다는 사실은 길가는 누구에게 물어봐도 다 안다. "주요 사안을 언론에 직접 브리핑하고, 광화문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 한 취임사도 허위공약이 됐다. 그런 그가 정권이 바뀌게 되자 갑자기 표변했다.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고, 언론 노출 횟수가 늘었다. 국민을 이간질했던 이가 차기 정권에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하라"며 도덕군자 같은 훈수를 뒀다. 앞에선 훈계하고, 뒤로는 쥐어박는 전형적인 이중 플레이다. 표리부동하고, 진실성 없는 언행을 거리낌없이 내뱉는 것을 보면 오싹 소름이 돋는다.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은 속된 말로 '작대기를 대통령 후보로 세워놔도 찍겠다'는 이가 있을 정도로 정권 교체를 염원했다. 국민이 권력 교체를 간절히 바란 건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월성 원전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산업부 블랙리스트' 등 수많은 권력 비리에 문 정부의 어떤 인사들이, 어떻게 가담했는지 명쾌하게 규명해달라는 것이다. 그게 대다수 국민의 의지이자 민심이다.

수치심을 상실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에도 어느 국가, 어느 정부도 생각해내지 못할 이적(異蹟)을 행했다.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검수완박'의 묘수를 통해 검찰을 허수아비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들이 의미를 왜곡해 '검찰개혁'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문재인·이재명 지키기'를 위한 반헌법적 만행이란 본질이 달라지진 않는다. 당리당략에 따라 헌법을 파괴하고, 국법 질서를 어지럽힌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반드시 기록에 남겨, 두고두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새로운 진영 전쟁의 시작일 뿐이다. 혁명전략가 그람시가 새로운 혁명전략으로 내세운 '조용한 혁명'이 앞으로 더욱 치밀하고 은밀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
전 정권의 좌파 세력들이 한국 사회를 떠받쳐온 가치관과 관습, 문화 의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일이 왕왕 발생했다. 입법 권력과 사법부, 학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등에 진지를 구축해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법을 우습게 여기도록 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었다. 민족 정서 속의 반일(反日) 감정을, 사회주의 혁명론을 대중에게 확산하는 도구로 활용했다. 좌익의 득세로 인해 대한민국을 지탱해온 전통 보수세력의 기가 죽었다.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북한편에 서서 건국 선열을 경멸하고, 백선엽 장군을 '사형감'이라고 폄하하는 게 예사로운 일이 됐다.

이런 현상이 정치권과 사회단체, 언론계 등으로 곰팡이처럼 퍼져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좌파 진영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뭘까. 그건 단순히 0.7%의 표차에 있지만은 않다. 보수정권인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미국산 소 광우병 괴담'과 조작된 가짜 사건으로 손쉽게 제압했던 경험에서 우러난 자신감일 것이다. 윤 정부 역시 언제든지 허물어뜨릴 수 있는 허약한 정권으로 얕보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좌익 인사들이 대선 기간에 대중 선동을 위해 무속 괴담과 김건희 이슈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이유다.

문 정권의 실패 경험은 윤석열 정부의 좋은 학습 교재다. 그렇다고 방심해선 안된다. 정권 초기인데도 불구하고, 윤 정부 지지도는 가까스로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정권 교체가 무색할 정도의 지지도다. 역대 정권에서 일찍이 볼 수 없던 현상이다. 검찰총장이 아닌 '대통령 윤석열'이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국민이 국가의 장래를 걱정할 일이 또다시 생길지도 모른다.콘텐츠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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