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치솟는 가운데,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량도 20% 가까이 급감했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휘발유·경유 합계 소비량은 1735만5000배럴로 전년(2124만7000배럴) 대비 18.3% 감소했다.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량은 올해 1월 2199만6000배럴, 2월 1849만2000배럴, 3월 1842만4000배럴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이처럼 휘발유·경유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고유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는 연초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며 치솟기 시작했다. 우리나라가 많이 들여오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3월 한 때 122.53달러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도 100달러 선 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국내에 유통되는 석유제품의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국내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은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ℓ당 2000원 선도 돌파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경유 평균가격은 2001.87원으로, 휘발유(1997.23원) 가격을 앞지르고 있다.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유업계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단기적으로는 유가상승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지출 감소 등 수요 위축에 따른 실적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도 치솟는 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기존 20%였던 유류세 인하율을 30%로 확대했다.
대한석유협회 측은 "고유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등의 영향으로 5월 소비량은 4월보다는 늘어날 것 같지만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 고유가에 따른 수요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25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휘발유·경유 합계 소비량은 1735만5000배럴로 전년(2124만7000배럴) 대비 18.3% 감소했다. 사진은 지난 22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