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은 26일 '최근 수출 호조의 배경과 함의'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달까지 높은 증가를 보였으나, 그 원인은 주로 코로나19 경기변동과 관련된 단기적 요인"이라며 "최근 교역환경이 악화되는 추이라는 점에서 향후 수출전망은 밝지 않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달까지 18개월 연속 증가세,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실질수출도 올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9% 증가하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3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연구원은 수출 호조 원인을 △코로나19 침체로부터의 빠른 경기회복 △서비스로부터 재화로의 수요이전 추세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출가격 상승 △디지털화 가속 추세 등 4가지로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원인들 대부분은 코로나19 경기변동 특성과 관련돼 있어 단기적인 성격을 갖는다고도 짚었다. 이를테면 서비스로부터 재화로의 수요 이전 현상같은 경우, 감염병 위협이 해소되면 같이 소멸될 원인이라는 것이다.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수출은 선진국의 반세계화 여론, 보호주의 추세, 미·중 분쟁 등 여파로 장기간 부진했는데,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돌아가면 수출전망은 밝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적 인플레이션 추세에 따라 수출가격 상승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임에 따라 실질 수출은 부진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 등으로 교역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봤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교역 증가율 전망치를 작년 절반 수준인 5%로 낮춰 잡았다.
연구원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교역여건이 크게 악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무역정책과 거시경제정책 양면에서 대비가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미·중 분쟁에서의 유연한 대응, 탈탄소나 디지털화 추세를 활용하는 산업·무역정책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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