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인력 7~8명 종합검사 확대
내부통제 시스템 등 전반에 개입
금감원 "사고 검사, 유동적 조정"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은행 수시 검사를 내달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달 말 우리은행 직원 횡령 보고를 받은 다음 날 수시 검사에 돌입했다. 검사는 오는 27일 종료 예정이었지만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연장에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건 같은 경우 사고 원인이나 어떤 수법을 썼는지 등을 우선적으로 규명할 것"이라며 "사고 발생 원인 자체는 내부통제이긴 할 거다. 그 시스템이 제대로 된 건지 보려면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횡령 직원 A씨가 수년간 한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오랜 기간 횡령을 감행했다는 점 등에 대한 내부통제 문제가 중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이후 벌어진 사후 검사 성격의 수시 검사는 내용에 따라 검사 기간이 유동적으로 조정된다. 관계자는 "(이번) 수시 검사는 일반적인 수시 검사와 달리 사고 검사 개념"이라며 "사고 부분에 집중하고 주변에 연결된 것을 보기 때문에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이번 수시 검사에 데이터 추적·복구 전문가를 비롯해 현장 검사 직원을 7~8명으로 확대했다. 검사 과정 중엔 A씨가 50억원을 추가로 횡령한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알리기도 했다.
A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됐고, 이후 이달 6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됐다.
횡령금은 우리은행이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한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돌려줘야했던 계약보증금으로, 우리은행 내부가 아닌 별도 계좌에 관리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2년과 2015년 부동산 신탁회사에 맡기겠다는 명목으로 돈을 인출했고, 2018년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산하 회사에 돈을 보내는 것처럼 결재를 받아 빼돌린 것으로 우리은행은 보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우리은행 수시 검사를 진행하면서 지난 2일 모든 은행 내부통제 시스템 긴급 점검을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신한은행과 새마을금고 등에서 잇따라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권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금감원은 은행권 뿐 아니라 증권사에도 내부통제 점검을 요구한 상태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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