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3.1→4.5 대폭 상향…13년 10개월만 최고
한은은 26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 2월보다 1.4%포인트 높아진 4.5%로 제시했다. 이번 전망치는 지난 2008년에 발표된 전망(4.8%)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가장 최근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이 4%대를 기록한 것은 2011년 7월(4.0%)이며, 이번 전망은 10년 10개월만에 처음이다.
이같은 물가상승률 대폭 상향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4.8%)이 5%에 가까워졌을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공급망 차질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 회복세에 따른 내수 소비 활성화와 추경 집행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올해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하는 4%대 중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통화정책방향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6월 초 통계청에서 5월달 물가상승률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저희 생각으로는 5%가 넘는 숫자가 나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초 저희가 걱정하는 것은 유가가 기여하는 부분이 낮아지더라도 국제 곡물가격이 굉장히 올라가고 있다. 곡물가격은 한 번 올라가면 상당한 정도 오래 지속한다"며 "곡물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식료품과 관련된 여러 품목의 물가가 오래 지속돼 내년초에도 물가상승률이 4%대를 상당한 정도 가다가 내려가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0%에서 2.7%로 하향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방역 조치 완화, 정부 추경 등 상방 요인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 주요국 금리 인상 가속, 중국 봉쇄 조치 등 하방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우선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3.5%에서 3.7%로 높아졌다. 거리두기 해제 등에 따른 수요 회복 효과와 소득여건 개선 등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최근 공급차질 영향 등으로 성장률이 기존 각 2.2%, 2.4%에서 -1.5%, -0.5%까지 떨어졌다. 상품 수출과 수입 증가율도 3.3%, 3.4%로 기존 3.4%, 3.8%에서 0.1%포인트, 0.4%포인트씩 내렸다.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7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29%나 감소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은 각 2.9%, 2.4%로 전망됐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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