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겨냥 “‘민주화’라는 정치적 자산 독점…진보 정치세력의 주류가 되면서, 기득권 세력 되버린지 오래”
“문재인 정권 거치며 조국 사태, 윤미향 사태는 그걸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
“문 정권 내내 문자폭탄 등 일종의 팬덤정치의 부작용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태”
국민의힘에도 쓴소리 “좋아할 일은 아냐…어쩌면 오히려 우리가 긴장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언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젊고 새로운 정치인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위촉하면서 설마 이런저런 계산을 하고 쉴드나 치길 바라지는 않았겠지요"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의원은 "민주당이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586 용퇴론으로 시끄럽다"며 "민주화운동의 주도세력인 586을 싸잡아 공격할 건 아니지만 그들 세력이 '민주화'라는 정치적 자산을 독점하고 정치권 특히 진보 정치세력의 주류가 되면서 어느덧 기득권 세력이 되어버린지 오래"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민주당 86을 보면 그들이 과거 민주화를 외치며 군부독재 타도 등 기득권에 도전할 때의 순수성은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특히 문재인 정권을 거치며 조국 사태, 윤미향 사태는 그걸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 보수기득권은 왜 말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만큼 그들 세력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컸고 그들이 독점한 민주화와 기득권 타파라는 정치적 자산이 컸기 때문"이라며 "문 정권 내내 제가 문제 제기했던 문자폭탄과 집단린치 등 일종의 팬덤정치의 부작용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무릇 민주화의 상징세력이라면 응당 그 현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근절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하는데 어쩌면 그들은 그 현상에 올라타기까지 하지 않았나"라며 "'괴물과 싸우다 괴물과 닮아버린다'는 니체의 말처럼 86세력은 독재와 싸우다 다름을 용인하지 않는 전체주의를 배워버렸고, 기득권을 타파한다며 권력을 잡아 기득권 세력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왜 우리만 갖고 그러냐?'며 억울해 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정치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에 기대해 온 게 뭔지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민주당이 한국정치의 다른 한 축으로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또 그는 "제가 정치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새는 양 날개로 난다는 진리다. 진보와 보수는 공존해야 하고 어느 한 쪽이 망가지면 반대쪽도 반사적 이익에 취해 망가지게 되어 있다"면서 "박지현 위원장이 던진 화두와 파문으로 상대가 내분이 일어났다고 우리 국민의힘이 좋아할 일은 아니다. 어쩌면 오히려 우리 국민의 힘이 긴장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국민의힘를 겨냥하기도 했다.
끝으로 이 전 의원은 "죽은 줄 알았던 민주당이 꿈틀대고 있기 때문인데…어떻든 반가운 긴장이 될 것"이라며 "적대적 공생이 아닌 혁신경쟁을 통한 공존과 번영의 대한민국이 바로 대다수 국민들의 바라는 바 아니겠나"라고 글을 끝맺었다.
박 위원장이 '86그룹 용퇴론' 등을 담은 기자회견으로 당이 내홍을 겪은 데 대해 이날 윤 위원장과 당 후보에게 사과하며 당의 혼란이 수습되는 듯했으나, 하루도 지나지 않아 지도부 간 균열이 드러나며 파열음이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윤 위원장과 선거 후보들을 향한 사과문을 발표해놓고 불과 몇 시간 만에 다시금 당의 내분 양상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박 위원장이나 지도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