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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목 칼럼] `정직한 정부`,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

이규화 기자   david@
입력 2022-06-13 18:38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원목 칼럼] `정직한 정부`,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
어느 정권이나 공과 과가 있기 마련이다. 문재인 정부도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그 치명적인 과로 인해 그 후유증을 극복하는 것이 새 정부의 최대 과제가 될 만하다.


지난 5년간 정치권력에 의해 정부 기능의 정직성에 대한 최소한의 국민적 신뢰가 폭포수처럼 무너져 내렸다. 왜 비정규직 문제가 안풀리는지, 부동산 정책과 연금재정 건정성 문제가 갈수록 얼마나 악화되는지, 국가부채와 미래세대의 부담이 얼마나 증대되는지, 취업자 수 부풀리기식 취업 말고 청년과 노인 실업자 수의 장기 추계는 얼마나 되는지, 탈원전을 하려는 진정한 이유가 뭔지, 적폐청산 작업의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거대 여당과 서민의 정부라면 이런 기본 수치와 사유는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문제해결 방안을 진지하게 토론해야 마땅하다.
권력유지 관련 입법과 지지세력 챙기기 관련 이슈는 무섭게 의제화 하여 토론하는데 반해, 사회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기 위한 열린 토론은 항상 뒷전이었다. 문제 해결은커녕 끊임없이 슬로건만 창출해대는 슬로건 정치(slogan politics)를 일반화시킨 분야가 허다하다.

특정 이념단체 출신 정치인들이 실제로는 구태의연한 권력정치를 일삼고도 새로운 정치 코스프레를 하며 '이생망(이번 생애는 망했다) 세대'들이 울화를 터뜨리게 만들었다. 공정과 사회적 책임을 내세우며 여기저기 개혁을 해대는 척했지만, 결국은 책임과 노력과 경쟁의 원칙을 우회하거나 무너뜨리는 특권층을 창출해나갔다.

결국 지지 세력 챙기기를 위한 문제 돌려막기식 성과를 개혁의 성과로 포장했다. 전라도와 경상도간의 지역주의 폐해의 보상심리까지 이용해 공화국의 특정 지역을 특혜의 대상지역으로 삼아, 무조건적 지지세력 기반으로 삼았다.

일정한 이슈에 대해 선입관을 창출해놓거나 토론 자체를 금기시하는 여론을 조장해놓고, 적폐청산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세월호 재난의 원인 문제와 위안부와 강제징용 이슈를 비롯한 한일관계가 대표적인 예이다. 슬로건을 미리 정해놓고 그 금기를 깨는 진실파악 노력을 원색적으로 공격해 봉쇄시키는 정치관행이 자리잡은 것이다.


급기야 4·15 부정선거 의혹이 터져 시민들이 거리에 나서서 진실 투쟁을 장기간 벌이는 사태까지 초래됐다. 부정선거 항의 블랙시위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도 각자 다른 방식으로, 부정직한 권력에 대항하는 투쟁을 벌였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는 그 결과물을 낳았고, 바이러스처럼 번지는 권력의 조용한 테러를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평화시위가 종식시킨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신의 지지 세력을 결집시킨 성과와는 별개로, 스스로 적폐청산을 최대 과제로 창출하고도 더 큰 적폐를 쌓아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까지 후퇴시킨 것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순수한 평화시위를 2년간이나 벌인 상당수의 시민들이 요구하는 부정선거 의혹 하나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임기를 마쳤기에 더욱 그렇다.

정직한 정부, 원칙을 지키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기에 이를 회복하는 일이 새 정부의 최대과제가 되게 했다.

공직선거제도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특단의 조치가 당연히 필요하다. 중앙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직구성을 재검토하고 권한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정부정책 관련 통계기능의 객관성을 다시 세워야 한다. 여론조작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국민에게 보고하고 객관적 진실조사를 위한 상설 국가기능도 범정권적으로 출범시키고 소중하게 관리해나가야 한다. 정치적 사안에 맞추어 정치인들에게 봉사하도록 고안된 진실조사위원회 활동 말고 말이다.

특정 이념단체 출신 인사의 정치적 행보에 휘둘리는 사법부와 검찰의 위상도 바로잡고 사법기능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도 화급하다. 경제를 살리고 외교 현안을 처리하는 건 근본적 성과가 아니다. 정직한 국가기능과 사회에 대한 시민의 신뢰 회복이 앞으로 5년 동안의 최대 국정 목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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