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출신 무소속으로 국힘 반도체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行 "드라마같은 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 지낸 梁 "반도체 무관심과 7년간 싸웠다" 토로
"미중 패권경쟁 속 부민강국 원천이 반도체" 규제개혁-세액공제-인재양성 정책 추진
양향자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제1차 전체회의 발제를 통해 "반도체 산업이 겪고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하면 다들 '그거 반도체 회사가 알아서 하는 거 아닌가? 삼성이 잘하겠지'라고 반응했다. 그런 무지와 무관심에 맞서며 7년을 싸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성이자 고졸 출신으로 최초의 삼성전자 임원직(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 상무)을 지냈으며 2015년 민주당에 영입된 뒤 정치 활동을 이어왔다.
양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반도체 산업과 인재육성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드러낼 때 가슴 뛰면서도 한편으론 '혹시나 말로 끝날까, 국력을 집중할 기회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며 "그러나 오늘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인사가 맡는 드라마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 시대의 반도체는 경제이자, 외교이며, 안보이다. 대한민국 GDP(국내총생산)의 약 6%, 수출의 20%가 반도체에서 나온다. 미·중의 패권 경쟁을 관리하는 가장 효율적 외교 수단이 반도체"라며 "한미 안보 동맹의 핵심 또한 일명 반도체 방패(Semiconductor Shield)로 바뀌고 있다. 부민강국(富民强國) 그 원천이 바로 반도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만들어진 본 특위는 3가지를 넘어서야 한다"며 우선 "이곳의 토론이나 성과가 여야와 이념을 초월해야 하고, 한 기업이나 엔터프라이즈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아야 하며, 모든 정부부처를 통합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앞서 여·야·정·산·학이 참여하는 국회 반도체특위 구성을 촉구한 데 이은 주장이다.
양 위원장은 "우리가 경쟁해야 할 것은 상대의 정파가 아니라 미국·중국·대만·유럽·일본 등 반도체 산업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세계적 국가이다. 그들보다 모든 것이 앞서가야 한다"며 "정책 결정의 속도가 그들보다 더 빨라야 하고, 지원의 의지와 규모가 더 담대해야 하고, 정책의 구체성 또한 현장에 맞도록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책 방향의 3가지로 "첫째는 규제개혁, 둘째는 세액공제, 셋째는 인재양성"이라며 "국회가 개원하고, 국회 차원의 특위가 구성 되는대로 시급한 입법부터 처리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그는 또 특위 활동 개시의 의미로 "며칠 전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며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이 우주로 런칭했듯이 특위가 시작되는 오늘이 대한민국과 한국정치가 미래로 런칭하는 역사적인 날이 되기를 바란다"며 "훗날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패권국가'로 우뚝 설 때, 많은 사람들이 오늘을 그 시작으로 기억할 수 있었으면 여한이 없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하겠다. 죽을 각오로 뛰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능하면 이번 (21대 후반기 국회) 개원 협상이 잘 되면 국회 '규제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저는 민주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모셔서 규제혁파에 나서고 싶다. 앞으로 특위 활동이 잘 이뤄지도록 원내대표로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반도체가 모든 산업에 들어가는 정말 필수불가결한 제품이다. 지금 세계 메모리 분야에선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비메모리쪽에서는 상당히 어려움 겪고 있다"며 "지금 우리 앞에 놓여있는 R&D 분야, 용수·전력·부지와 관련되는 덩어리 규제분야, 인재육성, 세제부분까지도 다 다루고 정부와 협력하면서 슬기롭게 풀어내는 역할을 특위에서 맡아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정책위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약자와의동행, 민생, 미래를 3축으로 잡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관련된 기술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그중에서 반도체가 가장 선도적 역할을 해주시고, 전기차 관련 배터리 등 기술에 대해서도 추진하도록 하겠다. 이 특위가 대민 미래를 열어가는데 가장 큰 역할해줄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도체특위는 위원장 1인·부위원장 2인·위원 10인 체제로 꾸려졌다. 부위원장은 미주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전 카이스트-삼성전자 산학협력센터장으로 원내 인사·전문가 1인씩 선임됐다.
위원에는 국민의힘 원내에서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대학원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소지한 김영식 의원, 경북대 전자공학과 출신의 양금희 원내대변인, 일본 도카이대 대학원 해양연구과해양원격탐사/GIS 공학박사 학위를 지닌 조명희 의원, 이화여대 화학과 석사인 윤주경 의원이 4명이 합류했다.
또 외부 전문가로서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정덕균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와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삼성전자 상무를 지낸 김용석 성？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한국형 32비트 내장형 프로세서 개발로 이름을 알린 박인철 카이스트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전 사장(현 상근고문),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6인이 위원으로 선임됐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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