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갖고 윤핵관 '열세지역' 출마 요구
비대위 전환 "공정하지 않고, 정치사에 안 좋은 선례"
"윤 대통령 만날 이유 없다…대통령 지도력 위기" 지적
<연합뉴스 제공>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정권의 위기는 윤핵관이 바라는 것과 대통령이 바라는 것, 그리고 많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달 8일 당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36일 만에 처음이다. 이후 비대위 전환, 윤핵관 인사, 내부총질 문자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직접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 당의 우세 지역구에서 당선된 사람들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경상도, 강원도, 강남3구 등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는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 때문에 딱히 더 얻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윤핵관 인사들을 저격했다.
윤핵관 인사로 권성동, 이철규, 장제원 의원 등을 직접 거명했고, 윤핵관 호소인으로는 정진석, 김정재, 박수영 의원 등을 지목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은 윤석열 정부가 총선에 승리하는 데 일조하기 위해 모두 서울 강북지역 또는 수도권 열세지역에 출마를 선언해라"면서 "여러분이 그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절대 오세훈과 맞붙은 정세균, 황교안과 맞붙은 이낙연을 넘어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가호위한다고 지목받는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이 열세 지역구에 출마할 것은 선언한다면 어쩌면 저는 윤핵관과 같은 방향을 향해 뛸 수 있을지 모른다"고 언급한 뒤 "윤핵관들이 그런 선택을 할 리가 만무한 이상 저는 그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고,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고 윤핵관과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의향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만날 이유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 비대위 출범 가처분 신청과 관련 작심하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당이 한 사람을 몰아내려고 몇 달 동안 위인설법을 통해 당헌, 당규까지 누더기도 만드는 과정은 전혀 공정하지 않았으며, 정치사에 아주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람 하나 잡자고 집단 린치에 이어 당헌, 당규까지 졸속 개정하는 자기모순 속에 희화화되고 있다"며 "비대위 전환을 위해 누더기로 만든 당헌, 당규와 그 과정은 검수완박 한다고 모든 무리수를 다 동원하던 민주당의 모습과 데칼코마니 같다"고 재차 비판했다.
특히 이 대표는 "대통령이 원내대표에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 위기"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자질론을 에둘러 꼬집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당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자신을 향해 '내부총질 당대표'라고 표현한 걸 두고 언급한 주장이다. 이 대표는 "그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원내대표라는 권력자들 사이에서 씹어 돌림의 대상이 됐던 저에게 어떤 사람도 그 상황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던 것은 인간적인 비극"이라고 성토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더 많은 당원 간 소통공간을 직접 제가 프로그래머로 뛰어들어 만들겠다"며 "당의 개혁과 혁신을 위한 방안을 담아내기 위해 써 내려가던 당의 혁신방향에 관한 책도 탈고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서두에서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하며 "우리 당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국민과 당원들께 많은 심려끼쳐 드린 것에 대해서 책임있는 사람으로서 진심을 다해 사과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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