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마네킹 3개 실어 발사
2025년엔 우주인이 달서 임무
기지 넘어 거주 환경 조성 목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발사체 주목
인류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반 세기 만에 사람을 달에 착륙시키기 위한 '아르테미스-1' 임무 수행을 위한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발사체를 내세워 우주선을 쏘아 올려 달 궤도를 돌고 지구로 돌아오는 42일 간의 시험 비행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이다. 2025년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켜 화성까지 가는 심우주 탐사의 길을 여는 게 목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한국시간 29일 오후 9시 33분(현지시간 29일 오전 8시 33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KSC) 39B 발사대에서 인류 역사상 최강의 발사체인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에 오리온 우주선을 실고 달을 향해 발사한다.
발사 카운트다운은 2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23분에 들어갔다. 날씨 등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예정일대로 발사되면 인류는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정확히 50년 만에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를 재개하게 된다.
◇아르테미스, '달 기지' 구축 통해 화성 가는 게 목표=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 이름을 딴 '아르테미스(Artemis)'는 코로나19와 예산 부족, 개발 지연 등의 난관에 부딪혀 당초보다 지연됐지만, 한국을 포함한 영국, 일본 등 21개국이 아르테미스 협정을 통해 공동으로 참여해 힘을 보탰다.
아르테미스는 3단계에 따라 임무가 이뤄지는데, 1단계는 우주선 오리온이 무인으로 달 궤도를 돌고 복귀하는 비행체 성능 시험이다. 2단계는 2024년 우주인을 태우고 시험 비행에 나서는 것이다. 3단계는 2025년 여성과 유색인종이 포함된 우주인을 달에 실제로 착륙시켜 달 표면에 머무르며 과학임무를 수행하는 것에 목표다. NASA는 이를 토대로 달 우주정거장과 달 기지를 구축해 장기적으로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화성 등 더 먼 우주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형 발사체 'SLS' 첫선=달 여정에는 미국이 아폴로 계획에 사용했던 역대 최강의 발사체였던 '새턴5' 성능을 뛰어넘는 SLS 발사체가 투입된다. NASA는 2014년 SLS 개발에 착수해 30조원이란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 완성했다. 2단 로켓으로 길이만 111.25m로 건물 30층 높이에 해당한다. 양쪽에 길이 54m의 고체 로켓 부스터 2개를 붙여 최대 추력(밀어올리는 힘)은 3991톤에 달한다. SLS는 오리온 우주선을 싣고 우주를 향해 발사된다. 오리온 우주선은 발사 80∼90분 후 SLS에서 분리돼 달 궤도에 진입한 후 지구에서 45만㎞ 떨어진 곳까지 비행하며 오는 10월 10일까지 42일간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선의 진동이나 속도, 우주 방사선 등 우주환경이 우주선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관측하고,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게 주요 임무다.
◇사람 대신 '마네킹 무인비행'=이번 아르테미스 1 임무에선 실제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우주복을 입힌 3개의 마네킹을 실어 보낸다. 마네킹에는 각종 센서가 장착돼 우주 비행이 인체 장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한다. 우주선 사령관석에는 우주방사능을 측정하는 센서가 장착된 우주복을 입은 '무네킹 캄포스'라는 이름이 마네킹이 앉는다. 좌석에는 우주선의 가속과 진동을 측정하는 센서가 부착됐다.
헬가와 조하르라는 이름의 상반신 마네킹은 여성의 뼈와 장기, 연조직 같은 물질로 만들어지고 5600개의 센서와 34개의 방사능 검지기 등을 장착했다. 오리온 우주선은 단열재가 시속 3만9400㎞로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때 고열을 견디면서 선체와 우주비행사를 보호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게 된다. 또한 달 궤도를 돌고 귀환하는 과정에서 항법장치를 시험하고 태양전지의 충전성능과 내구성도 점검한다. 42일간의 임무 수행 후 미국 샌디에이고 앞바다로 낙하하는 우주선을 회수하는 훈련도 이뤄진다.
앞서 SLS 발사체는 지난 4월, 6월 최종 기능점검인 '비연소시험(WDR)'의 연료주입 단계에서 수 차례 문제가 발생해 중단되기도 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은 "아르테미스 계획은 인류가 달에서 거주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달 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첫 관문이 될 것"이라며 "결국 달은 발판으로 삼아 화성까지 나아가는 심우주 탐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미 NASA 제공>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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