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신고리 1호기 가동이 중단되는 등 원전(원자력발전소)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재가동을 승인받고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원전이 정지하는 사고가 지난 38년동안 150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로부터 제출받은 '원전 재가동(임계) 승인 이후 원전 정지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38년동안 '재가동 승인 후 석 달 내 원전이 정지된 사고'가 국내 21개 원전에서 150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평균 3.9건꼴이다.
재가동 승인 후 1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정지한 '7일 이내 정지' 건은 44건에 달했다. 특히 재가동 승인 당일에 원전이 정지한 사례도 있었으며, 단 하루 만에 정지된 사례도 6건에 달했다. 원전별 '재가동 승인 후 3개월 이내 정지 건수'는 고리 2호기가 2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빛 2호기(17건), 월성 호기(15건), 고리 3호기(14건), 한빛 1호기(13건), 한울 2호기(10건) 순으로 원전 정지가 발생했다. 원안위의 재가동 승인 이후, 원전 정지 발생까지의 시간은 평균 29일로 한 달에도 못 미쳤다. 올해 6월에는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39년이 된 고리 2호기(1083년 7월 가동)가 재가동 승인을 받은 지 1주일여 만에 정지되는 사고가 있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원안위는 지난 6월 3일, 고리 2호기 발전소 내부 차단기에 소손(불에 타 부서짐)이 발생해 원자로가 자동 정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리 2호기 발전소 차단기 손상 사유는 한수원이 4년 전 차단기 접속 부위를 제대로 정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정부가 원전의 안전 신화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노후 원전 수명 연장에 앞서 노후 원전의 안전성이 명확히 담보되고 있는지 국민들께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전 업계에 따르면 "재가동 승인 3개월 이내 정지된 총 150건 중 120건은 2007년 이전 발생한 것으로, 최근 10여년간 재가동 승인 후 3개월 내 원전 정지 건수는 현저히 감소했다"고 해명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