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현행 6억서 9억으로 상향
과세 대상·금액 줄어드는 효과
다소 내린 7억~8억 절충 가능성
4일 국회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현행 공시가 6억원인 종부세 기본공제를 일정 부분 인상해 종부세 과세 대상과 금액을 줄이는 방식이 여야간 물밑 교감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공시가 11억원까지를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는 당론 성격의 종부세법 개정안에서 다소 후퇴했다는 의미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 내부 의견조율을 좀 더 거쳐야 해 방향성이 정해지지는 않은 단계"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종부세안은 납세 의무자 기준선 개념을 새로 도입하는 대신 종부세 기본공제를 그대로 둔다. 이 경우 1세대 1주택자는 공시가 11억원까지 종부세를 전혀 내지 않지만, 11억원에서 단 100만원이라도 넘어서면 갑자기 수백만원의 종부세를 부담해야 하는 '문턱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논란이 일었다.
현행 종부세법은 인별로 소유한 전국 주택의 공시가 합계액에서 기본공제를 뺀 후 여기에 공정시장가액 비율(올해 60%)과 세율을 각각 곱해 종부세액을 산출한다. 기본공제를 넘긴 금액부터 점진적으로 종부세가 늘어나는 구조다. 이런 구조에서 기본공제를 올리면 과세액이 늘어나는 시작점도 같이 올라간다.
앞서 정부·여당은 종부세 기본공제를 6억원에서 9억원(1주택자 11억원→12억원)으로 높이는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부부공동명의자는 기본공제가 부부합산 12억원에서 18억원으로 높아진다.
다만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기본공제 인상안을 수용하더라도 정부·여당안보다는 상향 폭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종부세 개편안을 '부자감세'로 규정한 민주당으로서는 정부·여당의 기본공제 인상안이 과도하다고 여겨질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올해 종부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난 1세대 1주택자보다는 기본공제 인상안을 손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를테면 기본공제를 7~8억원 수준으로 절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귀속분 종부세 납부 대상자 중 1세대 1주택자(23만90명)는 전년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이들 중 연간 소득이 2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납세자도 약 7만3000명에 달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가뜩이나 공시가격 상향 조정, 세율 인상 등으로 종부세 부담이 과중한 상황에서 최근 집값도 하락하는데, 중과 체계를 가져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내부적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1.2~6.0%) 폐지를 주장하는 정부·여당안을 일부 수용하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향후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를 중심으로 종부세 등 세제 개편안을 본격적으로 다룰 방침이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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