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SCAP는 5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상품·서비스 무역 동향' 보고서에서 "내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상품 무역은 완만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역내 실질수출과 수입규모가 각각 1.6%, 0.7% 신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출입이 사실상 정체된 러시아를 제외한 수치다. UNESCAP는 특히 전 세계 중앙은행이 견지하고 있는 긴축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내년 국제적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한다는 가정 하에서 역내 명목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각각 1.9%, 2.5%로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의 상품 무역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UNESCAP는 내년 한국의 상품 수출 규모가 2.0% 역성장한다고 전망했다. 한국보다 수출 규모가 더 줄어드는 국가는 러시아(-9.1%), 파키스탄(-6.3%), 일본(-4.5%) 등 3곳뿐이다. 한국의 수출액도 4.6% 감소한다고 봤다. 베트남(6.6%), 싱가포르(2.6%), 말레이시아(1.6%), 필리핀(0.8%), 인도네시아(-0.1%) 등 동남아 주요국들의 수출이 선전하거나 보합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 봉쇄조치를 겪은 중국도 수출이 2.4% 늘 것으로 봤다.
한국은 상품 수출뿐 아니라 서비스 수출 전망치도 마이너스(-)를 나타낼 전망이다. UNESCAP는 러시아를 제외한 역내 서비스 수출이 8.0%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 서비스 수출이 0.4% 감소하되, 수입은 9.8%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코로나 상황이 서서히 풀리면서 여행과 운송 등이 정상화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비스수지는 지난 8월과 9월에 걸쳐 2개월 연속 적자가 났다. 만약 UNESCAP 예측대로라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UNESCAP는 내년 역내 무역상황에 있어 가장 큰 변수로 코로나 봉쇄조치 재등장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격화, 세계경기 침체 등을 지목했다. UNESCAP는 "세계 경제에 상당한 수준의 하방위험이 증가했다"며 "이러한 사건들의 예측 불가능한 특성은 지금의 단기 추정치에도 많은 불확실성을 야기한다"고 전제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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