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줄었던 국내 대학 원자력 신입생과 재학생이 정부의 '탈원전 폐기' 선언 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원자력 산업 생태계 회복과 원전 수출 추진, 원전 발전량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인력 양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대학의 원자력 전공 학부생과 대학원 재학생은 지난해 기준 2229명으로, 전년보다 64명 증가했다. 탈원전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2777명에서 2018년 2527명, 2019년 2350명, 2020년 2190명으로 매년 평균 200명 가량 줄었다. 그러나 2021년 2165명까지 줄었던 원자력 전공 학부생과 대학원 재학생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증가하기 시작했다.
원자력 전공 입학생도 비슷한 사정이다. 2017년 874명이었던 입학생은 2018년 764명, 2019년 692명, 2020년 666명으로 매년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다 2021년에는 681명으로 전년 대비 늘기 시작했고, 새 정부 출범 해인 지난해에는 685명으로 증가세로 반등했다.
실제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대학원 신입생은 2018년 39명에서 2019년 29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41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마감된 대학원생 모집에서는 30명이 선발됐다. 원자력 전공 신입생과 재학생을 합친 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 계속 줄었는데 특히 2018년에는 신입생과 재학생이 각각 110명, 250명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원자력 기관과 기업들은 작년부터 2026년까지 5년 간 총 2948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이 811명으로 가장 많고, 2023년 530명, 2024년 647명, 2025년 529명, 2026년 431명 등으로 조사됐다. 분야별로는 원전 설계·건설이 1187명으로 가장 많고, 원전 운영·정비(837명), 원자력 안전·해체 및 방사선(712명), 미래 원자력시스템 개발(211명) 순으로 예상됐다. 원전 건설·운영 분야는 주로 기계·전기·전자 전공, 안전·해체분야는 원자력·에너지 전공 수요가 많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기후위기 심화와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생태계의 근간인 전공인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소형모듈원자로, 용융염원자로 등 차세대 원전의 기술 개발을 주도하기 위해 원자력 분야 인력 양성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내 원자력 전공대학 17개와 원자력 분야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기관 741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