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열기 검색열기

[스타트업·혁신기업] "AI 기반 `뇌분석 서비스` 개척… HR 활용 등 가능성 무궁무진"

팽동현 기자   dhp@
입력 2023-02-16 05:18

뇌과학 분야에서 학자로 명성 쌓아온 형
IT마케팅·창업 경력 쌓은 동생 의기투합
창립 8년 만에 서비스 '앨사이어니' 출시
대상 연령대·분석항목 늘려 서비스 확대


[스타트업·혁신기업] "AI 기반 `뇌분석 서비스` 개척… HR 활용 등 가능성 무궁무진"
뉴로게이저가 지난 1월 뇌과학·뇌산업 컨퍼런스를 열고 기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뉴로게이저 제공

뇌는 현대과학으로도 비밀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미개척지다. 최근 AI(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에도 뇌의 작동 방식을 본뜬 딥러닝을 연구개발한 뇌과학 분야가 상당한 지분을 차지한다.


이런 뇌를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스타트업이 오랜 사전 준비 끝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세계적 뇌과학 권위자인 이대열 존스홉킨스대학교 블룸버그 특훈교수와 2000년대 중반 통신분야 전문가로 활동한 이흥열 대표 형제가 손잡고 창업한 뇌과학 스타트업 '뉴로게이저'가 그 주인공이다. 어릴 적 함께 좋아했던 스타트렉의 우주선 스타게이저에서 사명을 따온 이 회사는 '브레인케어' 분야 프론티어를 꿈꾼다.
◇스타트가 빨랐던 중고 스타트업= AI와 생명과학, 양 측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음에도 뇌과학은 여전히 미지의 분야다. 이를 서비스화하는 시도는 더욱 생소하다. 그럼에도 이대열·흥열 형제가 2014년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그 미래를 장밋빛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뇌과학 분야에서 학자로서 명성을 다져온 형과 IT(정보기술) 분야에서 마케팅·창업 경력을 쌓아온 동생이 의기투합했다.

이흥열 뉴로게이저 대표는 "유전자 산업이 급성장을 이루기 전에 논문 수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듯, 뇌과학 분야도 2000년대 초반부터 논문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창업 당시엔 뉴욕타임스가 '뇌과학의 황금기'란 기사를 싣기도 했다"며 "빅데이터와 클라우드의 발전으로 기존에는 어려웠던 시도들을 가능케 하는 인프라가 갖춰진 점도 창업을 결심한 계기 중 하나"라고 소회했다.

그러나 초기 사업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바로 데이터 때문이다. 회사는 분석 역량 확보와 개인정보 보호 등도 고려해 뇌 분석을 위한 MRI(자기공명영상) 스캔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연령별로 수집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MRI 촬영 비용은 물론이고 그 대상 모집부터 애를 먹었다. 뇌의 동작제어 기능이 완성되는 만 10세부터 15세까지 아동·청소년 대상 뇌 분석 서비스를 먼저 준비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이흥열 대표는 "창업 당시 뇌과학 관련 산업의 초기라 서비스화에 대해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를 찾지 못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의료기기 중심으로 논의됐기에 투자받기도 쉽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형의 도움을 받아 뇌과학을 공부하고, 또 2000여명 학부모와 아이들을 만나 뇌분석으로 유의미한 해답을 제시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사업에 대한 확신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2023년, 서비스 출시로 본격 스타트= 지금까지 뇌에 대해서는 아플 때 병원에 가서 MRI를 찍어 의학적 상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정상인의 경우 자신의 뇌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도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뇌과학이 의료·바이오 분야 연구개발에만 국한된 측면이 있었다.

뉴로게이저는 이를 넘어 서비스화를 모색하고자 지난 8년 동안 수많은 뇌과학 논문과 정상인 뇌 정보 데이터 수집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 신사동에 행동검사실이 딸린 '뇌 이미징 센터'도 마련, 기존의 연간 200여명 수준에서 이제 월 최대 200명 이상의 뇌 데이터를 자체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대열 교수를 중심으로 이미 미국으로 회사를 확장해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뉴로게이저는 창립 약 8년 만에 첫 서비스 '앨사이어니(Alcyone)'를 출시했다. 북두칠성을 구성하는 별 중 하나를 서양에서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며, 뉴로게이저의 첫 항해지다. 이 서비스는 만 10세에서 15세 아이의 뇌 MRI 데이터를 분석해 약 167개 항목에 대한 뇌 정보를 제공한다. 뇌과학 스타트업인 만큼 딥러닝 기반의 AI 플랫폼으로 분석을 수행해 결과를 제공한다.
'앨사이어니'의 167가지 분석항목에는 뇌의 △성장·발달상태 △수리능력 △과학창의성 △제2언어 학습능력 △학업성취도 등 다양한 능력·적성 등이 포함됐다. 영상의학 전문의와 협력해 뇌의 기형이나 종양 유무 등 건강검진도 함께 이뤄진다. 그동안 연구논문과 분석 모델로 수집한 뇌 MRI 영상 데이터를 AI 엔진에 학습시킨 결과, 대상자 뇌 정보를 수량화해 지표·척도·지수 등으로 시각화해 보여줌으로써 설문·상담 위주의 기존 서비스들과 차별화했다.

이흥열 대표는 "예를 들어 오른손잡이들도 오른손을 다치면 왼손을 쓰면서 점점 익숙해지는데, 이는 그 과정에서 뇌 안에서 왼손 사용을 위한 회로가 새로 구성되기 때문"이라며 "뇌는 변화하기에 우리 서비스는 결정론적인 답변을 제공하지 않는다. 현재 뇌의 상태는 어떤지, 필요하거나 적합한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등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돕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뇌과학 스타트업 프론티어= 뉴로게이저는 지난달 '제1회 세계 뇌과학·뇌산업 컨퍼런스'를 열고 '앨사이어니'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 행사에는 이대열 교수는 물론, MR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이자 영국 왕립학회 회원인 팀 베런스 옥스포드/UCL 교수, 토드 컨스타블 예일대 교수, 팀 비커리 델라웨어대 교수 등 세계적 뇌과학 석학들이 모여 강연과 토론을 진행했다.

이흥열 대표는 "뇌과학 분야 석학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하고 자문을 청할 때마다 분에 넘치는 응원을 받아왔다. 이번 행사 초청에도 자비를 들여서까지 모두 흔쾌히 응해줬다"며 "드디어 뇌과학 분야에서도 서비스화에 성공하는 사업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로게이저는 '앨사이어니'를 시작으로 대상 연령대와 분석항목을 늘려 서비스를 키워 간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선보일 서비스마다 새로운 별의 이름을 붙일 계획이다. 아울러 뇌분석 AI를 정신질환 진단에 대한 보조의료기기(SaMD)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의료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향후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얻어 미국 의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회사는 2020년 시리즈A로 SV인베스트먼트 20억원, 위벤처스 15억원, 지니자산운용 5억원 등 총 40억원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자신과 가족의 뇌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일반 대중들을 위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뇌분석 서비스' 영역을 개척하고자 한다"면서 "우리 뇌는 학습과 환경에 따라 계속 변화하므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대상이다. 아동·청소년 대상 서비스뿐 아니라 향후 HR(인사관리) 분야 활용도 모색할 수 있는 등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스타트업·혁신기업] "AI 기반 `뇌분석 서비스` 개척… HR 활용 등 가능성 무궁무진"
뉴로게이저 '앨사이어니' 서비스. 뉴로게이저 제공

[스타트업·혁신기업] "AI 기반 `뇌분석 서비스` 개척… HR 활용 등 가능성 무궁무진"
이대열 뉴로게이저 CSO 겸 존스홉킨스대 교수. 뉴로게이저 제공

[스타트업·혁신기업] "AI 기반 `뇌분석 서비스` 개척… HR 활용 등 가능성 무궁무진"
이흥열 뉴로게이저 CEO. 뉴로게이저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