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맥주축제 젊은이·외국인으로 북적… 독특한 메뉴로 흥행 이끌어
어릴적 모친 시장귀퉁이 노점상… "어렵게 장사하는 분 그냥 볼수 없어"
'자랑스러운 한국인 100인' 선정도… "서울의 1등 시장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축제 지방까지 입소문 났어요"…상인과 동고동락 `시장전문가`[오늘의 DT인]](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2302102158027001[1].jpg?var=2133 "\"우리축제 지방까지 입소문 났어요\"…상인과 동고동락 `시장전문가`[오늘의 DT인]")
'용금맥 축제'로 새 도약… 반재선 용산용문시장 상인회장
"전통시장에서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를 제공해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이 즐겨 찾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용산용문시장의 금요일 맥주 축제(이하 용금맥축제)를 계기로 서울시내 전체에 야시장 붐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반재선(67·사진) 용산용문시장 상인회장은 지난해 개최한 용금맥 축제를 통해 전통시장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용문시장은 1948년도 개장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 중 한 곳"이라며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빈티지한 감성을 느낀 MZ세대들이 특히 좋아해 축제기간에 시장이 북적북적할 정도로 손님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반 회장은 용문시장에서 22년간 여성의류를 판매 해왔고 그 이전에는 망원시장에서 장사를 했다. 그는 한평생 시장 상인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살아왔다고 했다. 2017년부터 용문시장 상인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상인들에게 한결같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문시장에서 그는 '시장전문가'로 통한다. 시장 상인들의 장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들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시장 발전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해 9월, 용금맥축제를 열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용문시장은 방문객들이 안주 먹거리를 구매하면 맥주 무료 교환권을 제공했고, 교환한 생맥주를 노상에 마련된 간이 테이블에 앉아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용금맥 축제는 매주 금요일 총 5회 열렸다. 1회차에는 27개 점포가 참여해 1500여 명의 고객이 방문했지만 축제가 점차 입소문을 타 마지막 5회차 때는 47개의 점포가 참여하고 5000여 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반 회장은 "SNS등 을 통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축제의 회차가 늘어날수록 젊은이들이 많이 찾았다"며 "소문을 듣고 수원, 평택 등에서 오시는 분들도 있었고 마지막 날에는 자리가 없어 손님들에게 돗자리를 제공해드릴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용금맥 축제의 흥행 요인 중 하나로 '독특한 메뉴'를 꼽았다. 반 회장은 "상인들을 대상으로 먹거리 컨설팅을 진행해 탄탄한 안주 메뉴를 개발했다"면서 "타깃인 MZ(1985~2000년생)세대의 연령과 취향 등을 고려해 감자베이컨전, 치즈 카프레제 도시락, 모짜렐라 김치전 등 기존의 메뉴를 트렌디하게 바꿨다"고 했다.
!["우리축제 지방까지 입소문 났어요"…상인과 동고동락 `시장전문가`[오늘의 DT인]](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2302102158027001[2].jpg?var=2133 "\"우리축제 지방까지 입소문 났어요\"…상인과 동고동락 `시장전문가`[오늘의 DT인]")
그는 "용금맥 축제로 하루 매출이 평소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곳도 생겼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면서 "코로나19로 장기간 어려움을 겪어왔던 상인들이 힘을 얻게돼 기뻤다"고 말했다. 용금맥 축제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올해도 '용금맥 축제 시즌2'를 기획하고 있다. 용금맥 축제는 서울시와 협의해 올해 6월과 10월 사이 총 8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반 회장은 "올해는 시장 상인들과 대만으로 출장을 가서 현지 야시장을 둘러볼 예정"이라면서 "장단점을 보고 와서 우리 축제에 접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축제에서는 안전을 가장 신경 쓸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회장은 지역 사회공헌에도 힘써왔다. 그는 올해 2월 '자랑스러운 한국인100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종교, 스포츠 분야에서 사회공헌도가 높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반 회장은 시장 상인들에게 헌신해온 공로로 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 회장은 유독 시장과 시장사람들에게 깊은 애정과 연민을 느끼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그는 "시장 귀퉁이 노점에서 생선 장사로 홀로 4남매를 키웠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럴수 밖에 없었다"면서 "시장에서 어렵게 장사를 이어오고 있는 분들을 그냥 지켜볼 수 없어 그동안 도움 될 만한 것들을 해왔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어떤 봉사를 해왔냐는 질문에는 "쌀을 드리기도 했다"며 말을 아꼈다.
반 회장은 어려운 전통시장이 살아남으려면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상인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 시장은 50, 60대 상인들이 80%가량 되지만 이제 젊은층들이 많이 들어오려고 하고 가업승계 등으로 청년들도 27명이나 늘게 됐다"면서 "젊은 세대들과 교감을 많이하고 교육을 통해 트렌드를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 회장은 용금맥 축제를 진행하는 동시에 서울시와 함께 '용마루길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 사업에도 동참하고 있다.
용마루길은 경원선 숲길, 전통시장인 용문시장, 주변 골목상권들이 연계된 서울의 대표상권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다. 2025년쯤 상권 육성사업이 본격화되면 용마루길 골목상권 활성화는 물론 인근 용문시장 상인들과 가게들도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반 회장은 "앞으로 전통시장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시장 현대화 추진과 오프라인축제, 상권 개발 등을 지속해 나중에는 용문시장이 광장시장 못지않은 서울의 1등 시장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면서 "가족 같은 상인들과 함께 차근차근 목표를 이뤄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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