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선 헌재 판결을 두고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은 "음주를 하고 음주운전은 안 했다는 해괴망측한 논리인데, 헌재가 아니라 정치재판소 같다"고 강력 반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헌재 결정에 만족하는 듯한 분위기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헌재 선고에 대해 "황당한 궤변의 극치라고 본다"며 "음주하고 음주운전은 안 했다는 해괴망측한 논리인데, 헌재가 아니라 정치재판소 같다"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마구 위헌 법률을 만들더라도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나지 않도록 무리하게 자기 사람들을 (헌재에) 넣었다"면서 "오늘 헌재 결정은 문 정권에서 자기 편 재판관들을 임명한 부작용"이라고 평가했다. 주 원내대표는 특히 "이 결정이 헌재 불명예로 두고두고 남아서 사법사의 오욕으로 남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법원은 살인에 사용된 흉기라도 증거 수집에 위법한 점이 있다면 증거로써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을 만큼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한다"며 "이번 헌재 결정처럼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검수완박' 법안을 허용한다면 입법기관인 국회는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무법지대가 되고 말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시) 안건조정위에서 위장 탈당에 의해 일방 통과된 검수완박법 조정안과 이후 법사위원장이 가결한 법안은 서로 다른 법안"이라며 "법사위원장이 안건조정위에서 통과된 법안이 아닌 1소위에서 통과된 법안을 가결했기 때문에 법안 가결 자체가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 수석대변인은 "위장탈당하고 법사위원장이 안건조정위를 거치지 않은 법안을 가결했기에 그것이 인정된다면 법사위원장의 가결 결의도 무효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헌재에서 기각으로 판결한 것에 대해 아주 심히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헌재 결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헌재는 국회를 통과한 검찰개혁법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며 "헌법정신에 기인해 국회 입법권과 검찰개혁법 입법 취지를 존중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오로지 검찰 독재정권을 위해서 국민의 뜻을 전면으로 부정했다"며 "입법권을 부정하며 한 법치에 어긋난 무리한 소송, 무모한 정치 소송은 헌재로부터 각하당했다"고 강조했다. 당 차원의 추가 대응을 묻는 질문엔 "헌재 결정은 단심제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추가로 액션할 건 없다"고 말했다.
권한쟁의심판은 헌법상의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의 존재 여부나 범위를 놓고 다툼이 생겼을 때 헌법재판소가 유권 판단을 내리는 절차다. 헌법재판관 전원(9명)이 심리하고 재판관 과반(5명 이상)의 찬성으로 △인용 △기각 △각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헌재는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법률 개정행위는 검사 권한을 일부 제한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으므로, 수사권·소추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지 않는 법무부 장관은 청구인 적격이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법률 개정행위는 국회가 입법사항인 수사권 및 소추권 일부를 행정부에 속하는 국가기관 사이에서 조정·배분하도록 법률을 개정한 것으로, 검사들의 헌법상 권한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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