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이재민 위한 주거시설 마련… 충남·강원 등 안전점검
포스코·현대차 등 산업현장도 대비 나서… 차수벽 등 설치
제6호 태풍 '카눈'이 오는 10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 11일 새벽까지 우리나라를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기상청 태풍정보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전 9시 경남 통영 서쪽 30㎞ 부근 해상까지 북상한 뒤 상륙, 북서진을 거듭해 11일 오전 9시에 북한 평양 북동쪽 70㎞ 지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카눈은 국내에 상륙할 때 강도가 '강'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오전 9시 카눈의 중심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은 35㎧(시속 126㎞), 강풍반경(풍속이 15㎧ 이상인 구역)과 폭풍반경(풍속이 25㎧ 이상인 구역)은 각각 310㎞와 120㎞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상청을 비롯해 관련 국가들의 기상당국 카눈 예상 경로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서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인다. 카눈 예상 경로가 더 서쪽으로 옮겨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날 오전 남해동부바깥먼바다에는 태풍주의보가 발효되고, 내륙 전체와 대부분 해상에는 태풍예비특보가 발령됐다.
태풍예비특보는 9일 오후 제주, 9일 밤 전남과 경남의 남해안, 10일 새벽 남부지방 전역과 충청남부, 10일 오전 충청권 전역과 경기남부·강원남부, 10일 오후 수도권 전역과 강원의 순서로 태풍특보로 바뀐다.
예상 강수량을 보면 강원영동은 9~11일 200~400㎜, 많게는 600㎜ 이상으로 예상된다. 강원영서는 80~120㎜, 최대 150㎜ 이상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강원영동과 경상해안, 경상서부내륙, 전라동부, 제주 등에는 비가 시간당 40~60㎜까지 쏟아질 수 있다. 특히 강원영동은 시간당 60~80㎜, 지역에 따라서는 최대 시간당 100㎜ 이상 '물폭탄'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카눈의 북상에 따라 전국 지자체와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자체들은 지난해 태풍과 지난달 장마 때와 같은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비상근무에 돌입한다.
재난 우려 지역에 대한 예찰 강화와 함께 이재민 발생에 대비해 임시 주거시설과 재해구호물자를 지자체도 있다. 주요 기업들도 차수벽을 설치하고 배수로를 정비하는 등 피해 방지에 전력을 쏟고 있다.
경남도는 9일 급경사지 등 재해위험지역 1만7894곳을 사전 점검하고, 시·군과 협조해 재해취약지역 예찰 활동을 펴고 있다. 이재민을 위한 임시 주거시설 1360곳를 운영하고, 3998개 응급구호 세트와 967개 취사 구호 세트 등 재해구호물자도 확보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겪은 경북 포항시 등은 인명구조를 위한 인력과 장비를 사전 배치한다. 특히 지난해 범람한 냉천이나 칠성천의 경우 복구공사가 최근 시작된 만큼 물길 확보를 위한 준설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전남도는 홍수와 산사태 등 태풍 피해 취약지역에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주기적으로 예찰하도록 하고, 피해가 예상될 때는 신속하게 주민들을 대피시킬 방침이다.
부산시는 재해 우려 지역 109곳 등 산사태, 급경사지, 침수 우려지 등 3448곳의 재해 우려 지역을 점검했다. 하천변, 지하차도 등 취약지역은 선제적으로 통제하고, 개장 중인 해수욕장 7곳은 태풍주의보 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 입수가 전면 통제된다.
충남도는 지난 장맛비로 피해가 발생한 곳과 피해 우려 지역·시설 480곳을 긴급 점검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다음 달 22일 개막하는 세계산림엑스포 행사장의 안전 점검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차 등 산업 현장도 태풍 카눈 북상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태풍으로 인해 사상 최초로 공장 가동을 한동안 멈췄던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5월 정문에서 3문까지 1.9㎞에 걸쳐 2ｍ 높이 차수벽 설치를 마쳤다. 변전소와 발전소 등 핵심 시설에 차수벽 등 물막이 시설을 모두 설치했으며 공장과 건물, 지하 등 저지대 취약지역에도 차수판을 설치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8일 침수에 대비해 수출품 선적 부두와 저지대에 있는 생산차 등 5000여대를 안전지대로 옮기고 있다. 지하 배수펌프 정상 작동 여부도 점검하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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