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잼버리 야영지 나온 각국 스카우트들, 8개 시군서 문화·관광 체험
태풍 북상에 정부, 10일 프로그램 모두 실내 행사로 전환
순천 교통사고로 스위스 대원 3명 경상…일부 숙소 배정 혼선
북상중인 제6호 태풍 '카눈' 등으로 인해 야영 중이던 전북 부안의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세계 각국의 스카우트들은 9일 하루 활쏘기와 머드 체험, 성균관 유생 체험, 청남대 방문 등 한국 문화·관광 활동을 즐기며 한국의 매력을 마음껏 만끽했다.
이들 대원들은 전국 8개 시·군으로 흩어져 각 지역의 지방장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새로운 잼버리 일정을 이어갔다.
잼버리의 남은 일정을 안전하고 차질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비상대책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는 정부는 북상하는 카눈 대비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새만금 야영지에서 서울로 이동한 스위스 대원들은 이날 한국 전통문화 체험을 위해 서울 종로구 성균관 명륜당을 찾았다. 유복으로 갈아입은 금발의 스카우트들이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40여분간 명륜당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색다른 체험에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천연기념물 제59호인 명륜당 은행나무, 진사식당 등을 돌아보며 서로 인증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 기숙사에 묵는 대만 스카우트 60명이 이날 오전 사찰 길상사를 둘러봤다. 그리스와 감비아 스카우트 100여명도 경기 파주시 임진각을 찾아 제3땅굴과 통일촌, 도라전망대를 둘러봤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화성을 찾은 볼리비아·모리타니·러시아 스카우트 77명은 관광버스 2대에 나눠타고 국궁 체험장 앞 주차장에 도착한 뒤, 4개 조로 나뉘어 국궁 체험, 화성어차 탑승, 자유관광 등을 했다.
머드 축제가 열린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는 루마니아 등 10여개국 대원 4000여명이 찾았다. 이들은 신나는 음악과 함께 물 분사 장치에서 뿜어내는 시원한 물세례를 받는 머드몹신&머디엠 공연, 진흙탕 물에 흠뻑 빠지는 머드 탕 등을 체험했다.
160명의 인도네시아 스카우트들 국립익산박물관을 찾아 '박물관 속 고도(古都) 익산 여행'을 즐겼고, 영국 대원 179명은 옛 대통령 전용별장인 청남대를 방문했다.
정부는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라 10일 하루 모든 행사를 실내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든 대원이 출국할 때까지 빈틈없이 지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태풍으로 불가피하게 새만금 영지 활동은 종료됐지만, 잼버리는 주말까지 계속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잼버리 참가 대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지자체,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 합동으로 숙소 주변의 침수·낙하물·산사태 등 위험요소에 대한 예방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영외 프로그램 지역에 대한 태풍 관련 안전관리도 강화하고 있다"며 "10일 예정된 야외 프로그램은 절대 안 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한창섭 행안부 차관을 단장으로 총 4개 팀의 '잼버리 비상대책 지원단'을 가동 중이다. 참가자들이 체류하는 8개 시도와도 협력, 잼버리 참가자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낮 12시 46분 전남 순천시 서면 운평리 도로에서 스위스 대원들이 타고 있던 관광버스와 순천 시내버스가 충돌했다. 관광버스에는 스위스 대원 36명과 인솔자 등이 타고 있었다. 사고로 인해 스위스 대원 3명이 가벼운 타박상 등을 입었고, 이 중 2명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 잼버리 대회 조직위원회가 입국도 하지 않은 예멘 대원들 숙소를 배정해 혼선을 빚었다. 충남도와 홍성군은 전날 예멘 대원 175명의 숙소를 준비하고 이들을 기다렸다가 오후에서야 이들이 입국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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