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열기 검색열기

국제경유, 9월 최고치 기록…휘발유 역전하나

박한나 기자   park27@
입력 2023-09-07 16:45
국제경유와 국제등유 가격이 열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주 뒤 국내 가격에 반영되면 지난해처럼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역전 현상이 또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용 연료로 주요 쓰이는 휘발유와 달리 경유와 등유 가격은 산업용, 운송, 난방 등에 두루 쓰이기 때문에 주요 공산품 제조원가에도 반영된다. 업계에서는 경유값 상승이 최근 3%대로 오른 물가 상승률을 더 가파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제경유(0.001%)의 가격은 배럴당 122.82로 지난달 8월28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국제등유 역시 121.11달러로, 약 8일 만에 이달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제품 가격은 국제제품과 약 2~3주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이에 따라 국내 등·경유 가격은 이달 말부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 7월 6일 1378.61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이후 상승해 지난 6일에는 1642.31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최고치다. 국내등유 역시 지난 7월21일 이후 한 달 넘게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367.50원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원유 공급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겨울철까지 다가오면서 가격을 계속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호주에서 LNG(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점도 불안 요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유럽 라인강 수위까지 낮아지면서 유럽 내 경유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경유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항공유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등유와 경유는 끓는점이 각각 180~250도, 250~350도로 맞닿아 있어 주요 생산시설에 호환해서 쓸 수 있다. 항공유는 등유에 첨가제를 넣어 만드는데, 등유 생산비중을 늘리면 경유 생산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국제제품 가격의 상승세에 국내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난해 5월 11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처음 추월한 바 있다. 이후 휘발유와 경유값 차이가 리터 당 200원 근처까지 벌어졌는데, 이날 현재 107원 차이로 좁혀졌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학과 교수는 "10월 중순부터 북반구가 난방을 등유와 경유로 하기 때문에 통상 공급 가격이 올라가는데, 오펙플러스와 러시아, 사우디의 감산으로 공급 자체가 부족해진 상황"이라며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에서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공급이 해결되지 않는 한 연말까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경유는 자동차 연료 외에 산업용과 발전연료로도 쓰이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글로벌 경유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최근 2~3주 국제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있는 것은 희망적 요인"이라고 말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