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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중개사, 전세사기 연루 부끄러운 일… 무자격자 한번 거래로도 처벌해야"

김남석 기자   kns@
입력 2023-09-18 10:33

일부 중개사 사기행위로 전체 중개사 욕 먹고 있어 안타까워
시장과 가까운 협회가 '법정단체화'땐 충분히 걸러 낼수 있어
美중개인협회 수준 윤리강령 도입… "중개사 전문화 필요하죠"


[오늘의 DT인] "중개사, 전세사기 연루 부끄러운 일… 무자격자 한번 거래로도 처벌해야"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장.




"전세사기에 공인중개사가 연루됐다는 사실은 협회 입장에선 국민들께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다. 하지만 극히 일부 때문에 중개사 전체가 욕을 먹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자정에 앞서 중개사 대다수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고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난해 유난히 분주했던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올해에도 전세사기와 역전세 등의 이슈로 눈코뜰새 없다. 이를 충분히 걸러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56·사진)은 협회의 '법정단체화'부터 강조했다. 이 협회장은 작년 1월 부임 초기부터 협회의 법정단체화를 꾸준히 주장해왔지만 아직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 협회장은 전세사기에 공인중개사가 연루된 사례가 있다는 비판에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사기'보다는 '사건'이라는 단어가 더 맞는 말"이라며 "정상적인 계약이 체결된 경우가 더 많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사기 행위가 강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전세사기에 연루돼 검거된 2000여명 중 중개사와 보조원은 400여명이다. 전체 개업중개사 11만7000여명으로 보면 400여명이면 극히 일부라는 설명이다.

그는 자정 방안으로 중개사 윤리의식의 제고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완벽한 법이 없듯 정부가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허점을 찾아내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결국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중개사들의 도덕성 제고를 위해 선진화된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윤리강령을 모델을 참고해 한국 실정에 맞는 윤리강령 공표를 앞두고 있다. 또 협회에서 진행하는 중개사 교육프로그램에 윤리 시간을 늘릴 계획도 갖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과 사기 방지를 위해 무자격자의 중개도 막아야 한다는 게 이 협회장의 철학이다. 그는 자신이 지부장으로 있었던 충남권을 예로 들었다. 당시 충남권 부동산 거래를 들여다보니 60%만 중개사가 거래했으며 5%가 직거래, 나머지 35%는 무자격자가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토지만으로 국한시켜 보면 중개사를 거친 거래 비율은 20% 정도에 그쳤다.

이 협회장은 "안전한 부동산 거래의 중요성과 전세사기 등을 고려하면 무자격자에 대해선 단 한 번의 거래도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 지부장 시절부터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입법발의까지 됐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시장을 지도·감독할 수 있는 권한은 국토교통부에 있는데, 시장 전체를 감독하고 무등록을 막아야낼 인력도 의지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거래 확실성이나 안전 등에 관한 책임은 지지않고 이득(수수료)만 생각하는 무자격자의 1~2차례 거래는 '우연'으로 봐주고 처벌하지 않는데, 그들이 과연 단발성으로 끝내는지 업으로 하는지 여부는 협회 차원에서도 증거를 잡기가 쉽지 않다. '권한'의 부재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 공인중개사가 아닌데도 컨설팅, 기획부동산, 여기에 무등록업자까지 부동산 중개를 하는 게 현실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 협회장은 "(무자격자의 부동산 거래에 관한) 감독을 시장과 가장 가까이 있는 협회가 하겠다는 것이 법정단체화의 핵심"이라며 "부동산 시장 흐름을 체크하고, 국민의 재산권을 제대로 지켜가자는 취지다. 정부가 못하는 부분을 (전문 자격을 갖춘 집단인) 우리가 보충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물론 감독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역량 강화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우선 중개사들의 책임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개업을 위한 교육시간을 현재보다 두배 이상 대폭 늘리고, 미국 등의 선진국이나 다른 전문자격단체처럼 소속 중개사가 수년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개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뢰를 갖춘 전문가 소양을 갖추게 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1~5년차 중개사의 사고 비율이 전체 사고의 70%를 차지한다. 전문적인 소양이 부족할 때 사고가 집중된다는 의미"라며 "공인중개사 개업 자격요건 강화와 중개사들의 전문화가 필요하다. 주거·토지·상업 등 주거용 등 중개사 자격을 세분화하는 전문가 과정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협회장이 이처럼 꼼꼼하게 일을 챙기는 것은 다양한 경험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대학 졸업 후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하다가 개인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사업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찰나, "넌 공인중개사를 하면 잘하겠다" 은사의 한 마디가 다른 세상으로 한발을 내딛게 했다. 이후 39세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2007년 충남 당진에서 중개업소를 열었다. 성실하게 활동한 결과 중개사협회의 충남 지부장을 맡았고, 이어 협회장까지 오르게 됐다.

물론 협회장은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 공인중개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나빠지는 추세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은 시장 상황에 묻혀 조명받지 못했다. 이 협회장은 현업 중개사로서, 회장으로서 시장과 업계 정상화를 향한 의지로 협회를 이끌고 있다.

협회장 임기 내에 해내야 할 리스트는 지금도 작성 중이다. 그 중에는 '중개사 수준의 상향 평준화'도 있다. 현재 중개사 자격증 보유자가 50만명인데 이중 개업 중개사는 11만7000여명이다. 현재 은퇴 후에 개업을 위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자격증 취득 시기에 관계 없이 28시간 교육만 받으면 개업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이 협회장은 "10년 전 자격증을 딴 사람이 최소한의 교육만으로 그동안의 법률 개정, 시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자격증 유지를 위한 교육을 도입하는 등 전체적인 중개사 수준을 상향 평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개보수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는 "서민들의 부담과 직결되는 10억원 이하 주택의 수수료는 현재 체계를 유지해도 된다"면서도 "고가주택이나 토지, 빌딩 등 더 많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거래에 0.9%의 현행 중개보수는 너무 적다. 이런 중개보수 체계를 개편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미연·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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