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 6시 43분 인천시 서구 가정역 부근에서 차를 몰고 지나던 강민영 씨는 음주 운전이 의심되는 올란도 차량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음주 차량을지켜보던 강씨는 올란도 차량이 경인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낌새를 보이자, 뒤따라가면서 경찰에 차량의 위치와 진행 방향 등을 수시로 알렸다.
올란도 차량의 운전 행태는 매우 위태로워 보였다.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갑자기 차로를 변경하는 이른바' 칼치기 운전'을 하는가 하면, 좌측 지시등을 켜고는 우측 차로 변경을 하는 등 주변 차량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곡예 운전'을 했다.
강씨는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진입한 차량을 뒤쫓으며, 오전 7시 9분에 다시 112 신고를 했다.
강 씨는 "즉각 출동과 현장 도착이 어려운 고속도로 특성 때문인지 경찰이 곧바로 오지 않았다"고 했다.
별 수 없이 강씨는 추격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올란도 차량의 '위험천만한 운전'은 음주 운전자가 서해안고속도로 향남 졸음쉼터에 들어갈 때까지 이어졌다.
2차 신고를 접수한 뒤, 강씨와 전화 통화를 이어가던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 순찰대의 순찰차량도 오전 7시26분 향남 졸음쉼터에 도착했고, 올란도 차량의 40대 운전자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씨는 "112에 신고했지만, 당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경찰이 반대쪽 방향의 도로에 있다고 해서 음주운전차의 뒤를 쫓게 됐다"며 "1시간 가까이 70㎞가량을 추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신고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인천에서 경기남부로) 관할이 바뀌었다', '어차피 (신고자께서) 줄곧 추격하실 것 아니냐'는 말을 듣게 된 건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검거 과정에 일조했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경찰로부터 사건 관련 소식을 전해듣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교통과는 A씨가 음주 상태에서 서울시 은평구에서 화성시 향남읍까지 최소 40㎞ 이상을 운전한 것으로 보고, 그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자 검거에 공을 세운 시민께 감사 표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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