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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결합 엄격해진다

최상현 기자   hyun@
입력 2023-11-14 15:27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기업결합 기준이 보다 엄격해진다. 제조업 중심의 기존 기준에서는 무료 서비스 제공과 네트워크 효과 등을 결합 심사 과정에서 잘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잣대를 플랫폼 기업결합에 들이대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나 네이버 등 보유한 사용자 수가 많은 거대 플랫폼 기업이 이번 개정안의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현대 디지털 경제의 각종 특성이 잘 반영되도록 기업결합 심사방식을 현대화하는 내용의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안을 다음 달 5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선중규 기업협력정책관은 "디지털 서비스 사업자들은 기존 사업자들과는 상이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어떤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고, 이미 많은 이용자가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해당 서비스에 대한 수요 유발 요인이 되는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의 이러한 특성들은 그동안 기업결합 심사에서는 고려돼 왔지만, 심사기준에는 명시되지 않아 기업들의 예측가능성이 낮았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결합 심사에서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명목상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를 보게 하는 경우에는 매출액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점유율을 산정한다. 서비스 이용자 수나 이용 빈도 등이 대체 변수로 사용될 수 있다. 또 무료 서비스 간에 결합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가격 인상 우려보다는 서비스 질 하락 등의 비가격적인 폐해 우려를 중심으로 경쟁 제한성을 평가할 방침이다.



두 플랫폼의 결합으로 이용자 수나 데이터가 증가하면서 추가 수요를 발생시키는 '네트워크 효과'도 경쟁 제한성 평가에서 고려된다. 공정위는 네트워크 효과로 결합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더 커지고, 단독으로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이종 업종 간 혼합 결합의 경우 결합 기업이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A상품과 그렇지 않은 B상품을 '끼워팔기'할 가능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서로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상품이라도, 플랫폼 특유의 소비자 충성도를 이용해 다른 상품 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결합에 대한 간이심사 문턱도 보다 높아진다. 개정안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이 타 업종 사업자를 인수하는 경우, 피인수 사업자가 월 평균 5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있거나, 연간 연구개발비로 300억원 이상을 지출한다면 간이심사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플랫폼 기업결합 엄격해진다
선중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협력정책관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현대 디지털 경제의 각종 특성이 잘 반영되도록 기업결합 심사방식을 현대화하는 내용의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개정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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