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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칼럼] 정치인이여, 손흥민을 배워라

   
입력 2023-11-16 18:17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홍성걸 칼럼] 정치인이여, 손흥민을 배워라
축구에 큰 관심이 없었던 필자가 어느새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경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됐다. 시작은 아들들과의 대화에서 비롯됐지만 지금은 손흥민의 리더십이 일으키는 변화에 더 관심이 크다.


골잡이 해리 케인이 떠난 토트넘은 손흥민 덕에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국가대표팀 주장으로서도 선수들을 격려하며,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오직 조국 대한민국의 승리를 목표로 뛰고 또 뛴다. 몸이 부서져도 나라의 영광을 위해 뛴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손흥민을 보면서 이 나라의 정치가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국회 2/3 의석을 가진 절대 야당의 대표 이재명 의원은 의원직과 당대표직을 자신의 범죄에 대한 기소와 재판을 막는데 악용하면서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른체 한다. 자신에 대한 범죄 의혹과 수사, 기소에 문제가 있고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올바른 정치인이라면 모든 직에서 물러나 자신에 대한 모든 의혹을 해소한 후에 다시 돌아오면 될 일이다.

윤희숙 전 의원은 아버지의 농지매입 의혹에 의원직을 던졌다.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도 그 의혹을 해소한 후에 공직을 맡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은 그 반대였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검찰수사와 재판을 피하고 방해하기 위해 의원직과 대표 자리를 원했다. 하긴 법인카드로 생활비까지 쓴 사람인데 뭘 더 기대하겠나.

이준석은 약관 20대에 박근혜 비대위에 발탁되어 이름을 알렸다. 이후 노원구 병 지역에서 세 번을 내리 낙선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국민의힘 대표직을 거머쥐어 젊은 보수의 상징적 존재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우뚝 섰다. 그랬던 그가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와 갈등이 심했고 이후 대표 자리에서 축출되었다.

총선을 앞둔 현재, 그는 용산이나 국민의힘 지도부와 극심한 갈등 속에 신당 창당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창당 여부는 개인의 선택이니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문제는 젊은 보수의 대표로서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정치지도자로 생각되는 정치인이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언행은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자신의 정적들에 대한 적개심만을 드러내고 있는 점이다.


운이 좋기로 말하면 윤석열 대통령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꿈에서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와 조국, 추미애, 박범계 등의 헛발질에 힘입어 후보가 마땅찮은 보수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당선되어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이 되었다. 그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가장 강조한 것이 자유, 공정과 상식, 정의 등의 가치였다.

문제는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사사건건 갈등해 온 이준석 대표를 축출하는 과정과 김기현 지도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누가 봐도 공정이나 상식에 부합하지 않았고, 정의롭지도 않은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민은 서서히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애초에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반감이 그를 선택한 동기였는데,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사람 스스로가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는 것이 확인된 순간, 그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인요한 혁신위가 중진과 대통령 측근들에게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고언하고 나섰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고 있다. 바닥인 지지율 회복을 위해 혁신위를 맡기면서 뭐든지 해줄 것처럼 하더니 국회의원 자리를 포기해 달라니 떨떠름한 태도를 보인다. 가만히 있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관광버스 92대에 4200명을 동원한 행사를 개최해 어깃장을 놓았다.

이준석은 만나서 대화하자면서 찾아온 인 위원장을 냉대를 넘어 모욕까지 하면서도 그것이 모욕인 줄도 모른다. 아니, 알면서도 모른체 한다. 4대를 대한민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인요한 위원장 집안에 부끄럽지도 않은가.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인들에 고한다. 팀의 승리를 위해, 나라의 영광을 위해 개인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최선을 다하는 손흥민의 경기를 보면서 제발 스스로 조금이나마 부끄러움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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