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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망 사흘만에 복구] 5000억 예산 어디에… 몸집만 키운 정보관리원

팽동현 기자   dhp@
입력 2023-11-19 18:52

"예산 제대로 쓰는지 점검해야"


정부24와 새올 시스템 마비로 벌어졌던 '민원 대란'과 관련,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옛 정부통합전산센터)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다. 핵심 업무인 행정전산망 관리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안부에서 제출받은 '2024 예산안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내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책정된 예산은 올해보다 약 17.2% 늘어난 5433억여원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국가기관 주요 서비스의 서버와 통신·보안장비 등 정보자원을 관리한다. '새올'과 '정부24'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도 이곳에 있다.
내년 예산에서는 인건비와 운영비를 비롯해 전산장비·노후장비 통합구축, 국가융합망구축 등 총 7개 항목에서 대부분 예산이 전년보다 크게 불어났다. 범정부 신규도입 전산장비 통합구축 예산은 올해 576억여원에서 내년 746억여원으로, 중앙행정기관 등 노후장비 통합구축 예산은 1122억여원에서 1536억여원으로 증가했다.

내년 건립을 앞둔 공주센터 신축 예산으로 251억여원이 신규 편성됐다. 여기에 2021년 문을 연 대구센터의 내년 예산도 160억원으로 잡혔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대구센터에 쏟은 예산은 27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정부 행정전산망이 '셧다운'되고 복구 작업마저 더디게 진행되며 위기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라 대규모 예산 증액요구가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인숙 의원은 "행정전산망을 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쏟아 붓는 혈세는 매년 증가했지만 시스템 관리의 내실은 부족했던 탓에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며 "이제라도 기관에 투입되는 예산이 제대로 쓰이는지 점검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내 구축·관리되는 IT시스템 인프라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SI(시스템통합) 업계 관계자는 "각 부처·기관이 IT장비 등에 대한 예산 배정과 제품 선정을 개별적으로 하다 보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측도 통합관리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가 덩치 키우기에만 치중해 온 결과라며 이제라도 보안 시스템 강화를 위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종인 고려대 교수(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번 사태로 외형적인 성장 이면에 숨겨진 위기관리 시스템의 허술함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전국 각지에 데이터 관리 센터를 세우고 인력을 늘리는 등 덩치만 키워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기술은 늘 빠르게 발전하고, 정부는 한발짝 느리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라도 민간 정보통신(IT) 기업에 일부 기능을 위탁하고, 이들의 데이터 관리 시스템도 벤치 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교수(정보보호학)는 "장애가 발생하면 동일한 기능을 가진 대체 서버가 즉시 가동되는 게 보안 시스템의 기본 중 기본"이라며 "이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게 드러난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제라도 장애 대응체계와 서버 관리 체계 시스템에 허점이 없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남희 덕성여대 교수(데이터사이언스학)도 "빠르고 편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방점을 두고 전산망을 운영하다 보니까 보안 강화에 소홀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임시방편으로 조치하기보다는 긴 호흡을 갖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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